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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성지 신부님 글

어떤 부자가 구원을 받는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8-01 조회수 : 20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마태 6,19-21).”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예수님의 말씀대로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야 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물음이 생깁니다. 가톨릭교회는 늘 가난하고 베풀어야 한다고 하니, 우리가 부와 재물을 쌓는 일은 잘못된 일인가? 성경에서도 보면, 부자들을 빗대어 안 좋은 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 구약에서 부는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축복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약속에 따라 구약의 백성에게 땅을 베풀어 주시고 자식을 낳아 번성하게 하셨으며, 희년의 원칙에 따라 땅을 되찾는 기쁨을 누리게 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땅에서 부(富), 재산, 보물에 관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알렉산드리아의 교부였던 클레멘스는 『어떤 부자가 구원 받는가?』라는 책에서 재산의 유무와 상관없이 하느님보다 돈을 갈망하는 이는 모두 ‘부자’이고, 부를 소유하려는 행위가 아니라 부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부자인지 아닌지가 판가름 난다고 말합니다. 부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행위가 선이나 악으로 표출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돈이 없는 사람도 부자일 수 있고, 돈이 많은 사람도 가난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와 부자(마태 19,16-30)에 관한 말씀에서 부자 청년은 예수님을 찾아와 자신은 당신이 명령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실행했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그에게 ‘너는 왜 돈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느냐!‘라고 질책하지 않으시고, 그에게 그저 가진 것을 나누어 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사실 보물이 있는 곳에 나의 마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