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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성지 신부님 글

아무도 모르겠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8-01 조회수 : 17

매달 한번씩 성지월보에 글을 씁니다. 써야 되는 양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A4용지 2/3정도만 쓰면 되니까 많은 양은 아닙니다. 논문을 쓰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주제를 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1년가까이 글을 쓰다 보니 이번달은 묘한 유혹이 생깁니다. 딱히 쓸 내용이 없습니다. 어떡하지?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써야 하나? 성인성녀들의 이야기를 써야 하나? 이상하게 이번달에는 쓰고 싶은 내용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다들 모를 것 같은데 작년 월보에 썼던 것을 한 번 더 재활용하면 안 되나? 본당에서 강론을 하면 작년에 했던 것과 똑같이 해도 아무도 모릅니다. 천주교 신자들른 비슷할 테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후원회원들 중에서 월보를 자세히 보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 같고, 자세히 본다 해도 작년 내용을 기억할리는 없지 않습니까? 이런 기막힌 생각을 한 제가 대단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쓴 글 중에서 티 안나게 한 번 써먹을 수 있는 게 뭘까 찾아보다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기억력이 기막히게 좋은 분이 있으면 큰일인데... 다들 모를 것 같긴 한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번달도 재활용없이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람을 속이려고 하는 이 마음. 가끔씩은 하느님도 속여볼려고 합니다. 설마 하느님이 아시겠어? 다 아십니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세어 두셨다.(마태10,30) 마음속 작은 생각. 작은 행동. 찰나의 순간에 스쳐지나간 나쁜 생각들. 하느님은 다 아십니다. 하느님은 결코 속일 수 없으니 거룩하게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