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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성지 신자 글

나눔의 미학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9-01 조회수 : 10

뭐라도 나눌 수 있어서 고맙다는 어떤 이는 풍요 속에서 갖추고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이가 나눈 것은 물질이 아닌 마음이었다. 

누군가가 답답함을 호소하면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들어주기만 했다는 것이다.

 현대인은 외로워한다. 옆에, 앞에, 그리고 뒤에도 사람들이 있다. 잠깐 고개를

돌리면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외로움을 타고 있다.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 소통이 되지 않아 혼자만 섬에 있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과의 교류를 하는 데는 도구가 필요하다. 언어, 마음을 알아주는 공감,

언어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낼 수 있는 이해심, 아픈 곳을 어루만질 수 있는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먼발치에서 관찰을 했었다. 사부작거리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타인을 위해 내놓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즉 달란트라고 한다. 그 달란트는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다. 하느님이 주신 축복이며 은총이다. 하느님이 그것을 주실 때는 잘 쓰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선민의식이었는지 자신이 특별해서, 소질이 있어서 주신 것이라 착각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이기를 위해서만 쓴다. 명예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원인일지도 모른다. 

 성지의 월보에 글을 싣게 된지가 거의 이십년이 되었다. 한 달 내내 묵상하며 떠오른 소재를 숙성시켜 문장으로 만든다. 내가 쓰는 글과의 장르가 달라 고민이 될 때도 있고 가끔 마귀가 마음을 흔들어 그만 쓸까, 라며 흔들거릴 때가 있다. 그때마다 하느님이 주신 재주는 분명히 공동을 위해 나누라고 하신 것임을 깨닫게 되어 반성을 한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공동을 위한 나눔이라고 여긴다면 겸손과 인내를 하게 될 것이다. 타인이 알아주는 것보다 하느님이 아시고 계심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묵묵히 자신을 내어주며 나눌 수 있음을 기쁨으로 여겼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내게서 받은 작은 나눔이 소중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