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있다고 전하는 사람들을 만나셨습니다. 그들은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아룁니다(마르 1,29-31). 그 사정이 무엇이었을까? 여러분도 열병을 앓았던 적이 있으신가요?
열병을 지칭하는 다른 나라 말은 ‘fever’, ‘febbre’입니다. 말 그대로 열(熱)이 나는 병입니다. ‘열병’이라고 지칭하고, 사람들이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감기에 들었거나, 불치병에 걸려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말 못 할 사정 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열 받아서 누워 있었나 봅니다.
여러분은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하시나요? 맞장구를 쳐주시나요? 아니면 침묵으로 일관하시나요? 적어도 심판자 역할을 하시면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말하는 그 부인의 사정을 들으시고, 시몬의 장모에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을까? 제가 보기엔 한 말씀을 하셨을 것 같은데… 어쨌든 마르코 복음 저자는 예수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는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열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일은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지 않고, 시몬의 장모를 일으키셨던 예수님과 같이 아무런 말 없이 그의 손을 잡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우리는 열병을 앓지 않기 위해, 그리고 열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루하루 마음의 짐을 덜어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아침기도와 저녁기도를 꾸준히 바쳐야 합니다. 아침기도와 저녁기도를 건성으로 바치더라도 말입니다. 왜냐하면 아침기도와 저녁기도가 담고 있는 기도의 내용이 열병이 생기지 않도록, 열을 막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