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10월 인사 올립니다. 가을을 시작하는 달에 파란 하늘처럼 맑고 밝은 한 달 되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7월과 8월, 너무 더워 숨 쉬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이제 조금 숨이 쉬어지고 몸에 땀도 덜 나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는가 봅니다. 이번 가을,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렸으면 합니다.
얼마 전 지인이 보내 준 베셀 반 데어 콜크의 ‘몸은 기억한다.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이란 책을 보았습니다. 책을 보면서 지금의 나를 떠올려보니 저도 적잖은 트라우마로 힘들어했고, 또 현재까지 진행 중인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트라우마에 대해 몇 자 적고자 합니다.
트라우마는 개인이 생명의 위협, 신체적 또는 성적 학대, 자연재해, 사고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유발하는 사건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스트레스를 넘어 개인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의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개인의 성격, 과거 경험, 개인의 취약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아동기의 학대나 방임과 같은 경험은 성인기에 트라우마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개인적 성격특성, 예를 들어 불안이나 우울 경향이 높은 사람은 트라우마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증상으로, 반복적인 악몽과 플래시백(트라우마와 관련된 강력한 기억이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악몽으로 나타나 불안과 공포를 유발한다.) 감각적인 재경험(트라우마와 관련된 소리, 냄새, 장소 등이 마치 다시 그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느낀다), 심한 불안과 공포가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을 무가치하고 나약한 존재로 여기며, 자책감과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불신과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 즉 절망감과 무력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치료와 자기를 잘 돌보고 사회적으로는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합니다. 아울러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필수입니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움직이면 살고 멈추면 죽는 것입니다.
스티븐 코프가 쓴 ‘요가, 그리고 진정한 자기를 찾기 위한 탐구’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우리 몸과의 본능적인 연결이 다시 이루어지고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면, 자기 자신을 열심히 사랑할 줄 아는 새로운 능력이 생긴다. 자기 몸을 돌보는 진정성 수준이 달라지면 건강 상태와 식생활, 몸의 에너지, 시간 관리 방식에 대한 관심도 달라지고 재 설정 된다. 자신을 더욱 잘 돌보게 만드는 이 변화는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자신을 돌 볼 때 찾아오는 즉각적이고 본질적인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말 못 하는 벙어리 환자를 치유해 주시는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벙어리는 단순히 말만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트라우마로 심각한 장애를 앓고 있었을 것입니다. 흔히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무의식이 의식을 침범하고, 감당하지 못할 경험에 처하게 될 때 말이 나오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이들을 안아 주시고 만져 주시며 치유해 주십니다. 이렇듯 우리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지지가 필수입니다. 아울러 자신의 고통과 절망, 우울과 분노를 주시하고 바라보는 마음 챙김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모래 늪에 빠졌습니다. 모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계속 몸부림치면 결코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몸부림치는 손과 발 때문에 모래가 자꾸만 아래로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모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몸을 모래에 맡기고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나가는 사람을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고통을 받습니다. 특히 심리적 고통은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불안과 긴장으로 고통을 받고, 심각한 공황 장애로 괴로워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사실 심각한 불안장애와 긴장 장애, 그리고 공황 장애를 치유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마음 챙김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그럭저럭 불안과 긴장, 공황과 친구가 되어 살 수 있습니다.
불안, 긴장, 공황과 친구가 되면 더 이상 자책하지 않고 지나친 수치심이나 죄책감 속에 함몰되어 살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불안, 긴장, 공황이 내 삶의 일부임을 자각하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불안, 긴장, 공황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일부이며 이들이 왜 나에게 왔는지 하는 큰 이유를 찾게 된다면 더 성장하고 발전할 것 입니다.
2026년 10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