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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성지 신부님 글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10-01 조회수 : 6

성지에 와서 복음말씀을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머리로 알던 것이 이제는 조금, 아주 조금 마음으로 느껴진다고 할까요. 예수님께서 베타니아라고 하는 작은 마을에 가셨습니다. 베타니아라는 마을은 두 군데가 있습니다. 세례자요한이 세례를 준 요르단강 건너편 베타니아, 그리고 라자로와 마르타 남매의 집이 있던 예루살렘 근처의 베타니아입니다. 

루카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근처의 베타니아에 가셨을 때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떤 죄많은 여인에 관한 기록입니다. 복음은 여인의 죄가 무엇인지 알려주지는 않지만 문맥상으로 보면 마을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큰 죄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간음한 여인이거나 창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수님은 베타니아에 살고 있는 시몬이라는 바리사이의 초대를 받아 집에 가셨는데 그곳에 죄많은 여인이 찾아온 것입니다. 죄많은 여인은 예수님의 발에 입맞추며 향유를 부어 바릅니다. 아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계속 울면서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렸을 것입니다. 그렇게 그 여인은 죄를 용서받습니다. 

고해소에 누가 들어옵니다. 그런데 고백을 하지 않습니다. 둘 중 하나입니다. 고해성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죄가 너무 많아 고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1-2분이 지나도 고백을 하지 않습니다.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몇분의 시간이 흐르고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울고 있을 것입니다. 몇분을 울더니 고백합니다. 죄를 너무 많이 지었습니다. 용서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렇게 몇 마디 고백하고 고해소 밖으로 나갑니다. 

저도 고해성사를 합니다. 늘 고개를 빳빳이 들고 고해성사를 합니다. 울면서 고해성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누가 더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사람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