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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성지 신자 글

관리인입니다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10-01 조회수 : 5

나는 성지에서 매달 금요일 1,2,3주의 해설을 하고 있다. 

 연중 제22주일인 9월4일, 해설을 준비하던 중 제1독서를 읽으며 머리가 딱딱한 것에 부딪친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대상을 맞닥뜨릴 때의 신선함이 그 구절에 있어 여러 번 정독을 했다. 

   *누구든지 우리를 그리스도의 시종으로, 하느님의 신비를 맡은 관리인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코린도1-1

 세례를 받고 여러 심신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거나 하는 중인 사람을 주위에서 쉽게 만나게 된다. 특별하고, 다른 게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 이를테면 너그러움이라든가 오랫동안 해온 기도에서 얻은 정확하고 날카로운 예지가 있을 것 같았다.  긴 신앙생활 기간이 훈장처럼, 혹은 경력 사원처럼 빛을 낼 수 있을 거란 유연함을 지니고 있다는 기대도 생겼다. 그렇지만 긴 신앙생활은 반듯이 기대에 충족되지 않은 것을 볼 때가 있었다. 시종이나 관리인이 아니라 주체자로 행동하는 모습에 의구심이 들었다.  

  * 그러므로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미리 심판하지 마십시오. 그분께서 어둠 속에 숨겨진 것을 밝히시고 마음속 생각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코린도 1-5

 소수의 사람 중에 자신은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또 많은 경험이 누구든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신은 시종이고 관리인의 역할을 맡은 사람이 아니라 심판관으로 착각을 하고 있다. 

 말은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는 도구다. 도구를 통해 숨겨진 것까지 드러내지는 않는다.  필요에 따라 말은 자신의 모습을 다르게 포장하고 있다. 듣기 좋은 말, 아름다운 말로 자신을 감싸려 하지만 진실과는 판이하다. 포장이 잘 된 모습은 자신이 절실하게 바랐던 이상이었거나 이미 그렇게 완성된 사람이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듣는 사람이 들리는 대로 보기도 하지만 들리는 것과 다르게 볼 수도 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조각을 내어 심판하려드는 사람이 있었다. 오랫동안 습관이 되어 악의가 없다고는 하지만 거부감이 들었다. 내 눈에는 심판의 대상보다 그 사람의 삐뚤어진 모습만 들어왔다. 가끔 우리와 더불어 사는 인간계의 사람이 아니라 천상계의 사람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지, 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자신을 스스로 성인화 시켜 모든 사람 위에 존재하니까 하찮게 여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 그때에 저마다 하느님께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코린도 1-5.

 습관이었거나, 악의 없는 심판이라도 남에게, 혹은 자신에게 하지 않고 살면 모든 것을 알고 계신 하느님은 칭찬을 하실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아무리 미화시켜도 하느님께서는 숨겨진 모습을 보시므로 정화의 과정을 통해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