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알림마당

Home

게시판 > 보기

교회소식

[레오 14세] 로마 주교좌 착좌 미사 강론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5-29 조회수 : 147

레오 14세 교황 성하의

로마 주교좌 착좌 미사 강론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2025년 5월 25일, 부활 제6주일)

 


이 자리에 계신 존경하는 추기경님들, 특히 총대리 추기경님과 보좌 주교님들 그리고 모든 주교님께 진심 어린 인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신부님들, 곧 본당 사목구 주임과 보좌 그리고 다양한 직함으로 우리 공동체들의 사목적 돌봄에 협력하는 모든 신부님에게도 인사드립니다. 또한 부제들과 남녀 수도자들, 정부 대표자들과 사랑하는 평신도 여러분 모두에게 저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로마 교회는 베드로와 바오로와 그 밖의 무수한 순교자들의 증언에 뿌리를 둔 위대한 역사를 물려받았습니다. 또한 이 주교좌 성당의 정면 외벽에 새겨진 글이 가리키듯, ‘모든 교회의 어머니’(Mater omnium Ecclesiarum)가 되어야 하는 유일무이한 사명을 지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회의 모성적 차원(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46-49.139-141항; 수요 일반 알현 교리 교육, 2016.1.13. 참조)과 그 고유한 자질인 온유함, 자기희생, 경청의 능력에 관하여 성찰해 보라고 종종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이러한 자질 덕분에 교회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필요와 기대가 표현되기도 전에 미리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 있는 이 위대한 교구 가족을 비롯하여 모든 곳의 하느님 백성에게서, 곧 신자들, 목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서 바로 이러한 교회의 자질들이 점점 더 뚜렷이 드러나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독서들은 이러한 자질들에 관하여 성찰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말씀은(15,1-2.22-29 참조) 특히,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복음 선포에서 이민족 세계에 문을 열어야 하는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고 많은 인내와 상호 경청이 요구되었습니다. 안티오키아 공동체 안에서 특히 그러하였는데, 그곳의 형제들은 의견의 불일치가 있더라도 대화를 통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들은 자기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어머니 교회와 일치하기를 바랐기에 겸손하게 그곳에 간 것입니다.


예루살렘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는 베드로와 사도들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대화가 시작되었고 마침내 올바른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새로운 개종자들의 어려움을 인식한 그들은 과도한 짐을 지우지 않고 필수 사항만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사도 15,28-29 참조). 이렇게 하여, 문제라고 여겨질 법한 것도 모든 이의 성찰과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성경 본문은 그 사건의 풍성하고 흥미로운 인간 활동 이상의 것도 전해 줍니다.


예루살렘에 있는 형제들이 안티오키아의 형제들에게 편지를 통하여 자신들의 결정을 전한 데에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 형제들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성령과 우리는 …… 결정하였습니다”(사도 15,28).  다시 말해, 전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하느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처럼, 친교는 무엇보다도 ‘무릎을 꿇고서,’ 기도와 부단한 회심의 노력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실제로, 그러한 긴장 안에서만 우리 저마다는 “아빠! 아버지!”(갈라 4,6) 하고 외치시는 성령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 결과 다른 이들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이 우리 형제자매임을 깨닫게 됩니다.


복음 말씀 또한 이러한 메시지를 확인시켜 줍니다(요한 14,23-29 참조). 그리하여 우리가 삶의 결정에서 결코 혼자가 아님을 확신하게 합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기억하게 해 주시면서’(요한 14,26 참조), 우리를 지켜 주시고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을 알려 주십니다.


첫째, 성령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가르치시고, 성경의 표상처럼 더 이상 돌판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기록해 주시어(예레 31,33 참조) 우리 안에 그 말씀을 깊이 새겨 주십니다. 이 선물은 우리가 성장하여 서로에게 “그리스도의 추천서”(2코린 3,3)가 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 자신이 복음을 통하여 더욱 확신을 얻고 변화될수록, 곧 성령의 힘으로 우리 마음이 정화되고 우리 말이 진솔해지며 우리 바람이 순수하고 명확해지고 우리 행동이 관대해질수록, 복음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도 더욱 커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여기에서 또 다른 동사 ‘기억하다’가 등장합니다. 곧, 우리가 경험하고 배운 것을 마음속으로 되새겨 그 의미를 더욱 온전히 이해하고 그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로마 교구가 최근 몇 년 동안 걸어온 경청의 여정,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그 도전적인 여정을 생각합니다. 세상이 제기하는 도전에 응답하고자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공동체의 요구를 이해하고 복음화와 애덕에 대한 현명하고 예언자적인 계획들을 제안하고자 우리 공동체 내부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풍요로우면서도 매우 복잡한 현실을 포용하려는 어렵지만 계속되는 여정입니다. 그러나 담대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새롭고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원대하게 생각’할 수 있음을 여러 번 보여준 이 지역 교회의 역사는 소중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는 로마 교구가 이번 희년에 순례자들을 환영하고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기울인 많은 노력과 계획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감사합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로마시는 아주 먼 곳에서 온 방문객들에게도 넓고 개방적이며 환대하는 집이자 무엇보다도 깊은 신앙의 자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처럼 ‘여러분을 위하여 주교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리스도인’(「설교집」, 340,1 참조)으로서 함께 배우고 이해하며 결정하기 위하여, 최대한 모든 이를 경청함으로써 이 지속적인 위대한 여정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저의 확고한 열망을 전하고자 합니다. 또한 저는 여러분이 대 레오 성인의 다음 말씀을 염두에 두고 기도와 자선으로 저를 지지해 주기를 요청드립니다. “우리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하는 모든 선행은 그리스도의 활동이지 우리 자신의 활동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영광이고, 우리 활동의 모든 효과는 그분에게서 오는 것입니다”(「강론」 5, De Natali Ipsius, 4).


기쁘고 온화한 얼굴로 ‘미소의 교황’이라는 별명을 얻으신 복자 요한 바오로 1세 교황께서 1978년 9월 23일에 당신의 새 교구 가족에게 하신 인사 말씀을 덧붙이며 이 강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요한 바오로 1세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성 비오 10세 교황께서는 베네치아 총대주교직을 시작하면서 성 마르코 대성전에서 다음과 같이 외치셨습니다. ‘사랑하는 베네치아인 여러분, 제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도 로마인 여러분에게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을 향한 사랑을 약속드립니다. 오직 여러분을 섬기며, 저의 부족한 힘, 제가 가진 작은 것과 보잘것없는 제 자신을 모든 사람을 위하여 바치겠다고 약속드립니다”(로마 주교좌 착좌 미사 강론, 1978.9.23.).


저 역시 여러분에 대한 애정과, 우리 공동의 여정에서 우리의 기쁨과 슬픔, 고뇌와 희망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저의 바람을 말씀드립니다. 저도 “제가 가진 작은 것과 보잘것없는 제 자신을” 여러분께 바치며, 베드로 성인과 바오로 성인 그리고 이 교회의 역사와 이 도시의 거리들을 성덕으로 밝혀 준 모든 거룩한 형제자매들의 전구를 청합니다. 동정 마리아께서 저희와 함께하시고 저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기를 빕니다.


<원문: Homily of the Holy Father Leo XIV at the Mass for the Possession of the Chair of the Bishop of Rome, 2025.5.25. 이탈리아어도 참조>


영어:

https://www.vatican.va/content/leo-xiv/en/homilies/2025/documents/20250525-possesso-cattedra-laterano.html


이탈리아어:

https://www.vatican.va/content/leo-xiv/it/homilies/2025/documents/20250525-possesso-cattedra-laterano.html


첨부파일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