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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왜 산골(散骨)을 금지할까…“부활 육신에 대한 존경”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1-06 조회수 : 138
가톨릭교회가 산분장·산골 반대하는 이유



[앵커] 올해 1월 24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화장한 골분을 산이나 바다에 뿌리는 산분장이 제도화 됐습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산골을 불허하고 있어, 사목 현장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는데, 가톨릭교회의 입장은 어떤 건지,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보건복지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홍보 영상입니다. 

시대적 변화와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매장보다 자연장을 선택하도록 홍보하는 영상입니다.

올해 1월 24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자연장의 일종인 산분장이 합법화됐습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화장한 유골을 산이나 강 등에 뿌리는 산분장, 이른바 산골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주교회의는 최근 추계 정기총회에서 산골의 합법화에 따른 사목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산골 반대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기자간담회에서 "교회는 죽은 이에 대한 깊은 존중을 위해 산골을 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용훈 주교 / 주교회의 의장, 10월 16일 기자간담회>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강이나 바다나 산에 (유골을) 뿌리는 것은 안 된다. 그 입장은 분명합니다." 

이 주교는 그러면서 범신론 등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항들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용훈 주교 / 주교회의 의장, 10월 16일 기자간담회>
"수목장이나 (유골을) 뿌릴 때 '자연으로 돌아가라' 어떤 범신론, 또는 애니미즘, 그런 입장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부활을 부정한다' 이런 의미로 한다면 이건 가톨릭 교리에 어긋나는 사항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017년 주교회의가 발표한 「산골에 관한 질의응답」에 따르면, 그리스도교의 장례는 '죽음의 고통을 달래는 일시적 위안이나 예식이 아니라 참된 삶을 드러내는 희망의 예식'으로 정의합니다.

전통적으로는 매장을 장려하지만, 죽은 이의 부활이라는 근본 신앙을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화장도 허락합니다.

하지만 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산분장 즉, 산골과 함께 유골을 집에서 보관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교회의 뜻에 반해 산골하도록 유언을 했다면 교회법에 따라 장례 미사가 거부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교회가 산골을 불허하는 이유는 죽음으로 영혼이 육신에서 분리되지만, 부활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육신에 썩지 않는 생명을 주시며 이 육신은 우리 영혼과 다시 결합해 변모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는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2016년 발표한 죽은 이의 매장과 화장된 유골의 보존에 관한 훈령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하여」(Ad Resurgendum cum Christo)에 근거합니다.

또한, 유골을 세상에 뿌리는 것이 죽은 이를 하느님 품에 다시 맡겨드리는 행위가 아닌지, 또는 자연을 섭리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라면 자연에서 나온 사람을 다시 자연에 맡기는 산골은 괜찮지 않으냐는 의문도 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교회는 '산골 행위는 자연을 초월해 계시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을 자연 안에만 얽매여 계시는 분으로 축소할 여지가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주의'는 자연을 유일한 현실로 간주하고 있고, 자연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느님을 인정하지 않는 사상이어서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다만, 교회는 수목장은 조건부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장소인 묘지 공간에 마련된 수목과 화초, 단지 등에 화장한 유골을 함에 담아 묻고 추모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고인 이름을 적은 비석이나 표식을 세워야 합니다.

특히 그리스도교 부활 신앙에 반대되지 않는 이유로 행하는 수목장은 허용하고 있습니다. 

위령성월을 맞아 교회가 허용하는 장례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CPBC 이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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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은 부활 때 영혼과 결합…유골 성스럽게 보관하며 영원한 생명 기다려야


‘장사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2025년 1월 21일 일부 개정, 1월 24일 시행)에 따라 산분장(散粉葬)이 합법화되면서 유골을 허공이나 땅, 바다 등에 뿌리는 산골(散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골이 자유로운 회귀를 상징하는 듯하지만, 가톨릭교회는 부활 신앙에 따라 부활할 육신에 대한 존경을 표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도 이 문제가 안건으로 다뤄지며 신자들의 주의를 환기했다. 주교회의는 2017년 12월 4일 상임위원회 승인으로 「산골에 관한 질의응답」을 통해 교회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주요 내용을 Q&A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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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1일 수원교구 안성추모공원 유해봉안소 전경.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Q. 산골을 금지하는 이유는?
A. 교회는 죽음으로 영혼이 육신에서 분리되지만, 부활 때에 하느님께서는 육신에 썩지 않는 생명을 주시며 이 육신은 영혼과 다시 결합하여 변모될 것이라는 믿음을 지닌다. 따라서 부활할 육신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산골을 금지한다. 교회는 '죽음을 인간의 완전한 소멸, 자연과의 융합, 윤회의 단계로 여기는 그릇된 사상'과 관련된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산골은 범신론이나 자연주의, 허무주의 사상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

Q.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는데, 유골을 세상에 뿌리는 것이 잘못인가?
A. 하느님은 세상 어디에나 계시지만 세상을 초월하신 분이다. 죽은 이를 세상과 일치시키려는 범신론적 사고에 입각한 산골은 하느님이 세상을 초월해 계신다는 신앙을 부정하는 것이다. 유골을 성스럽게 보관하며 영원한 생명을 기다리는 것이 신앙인에게 합당하지만, 유골을 공중이나 산, 강, 바다 등에 뿌려 다시 볼 수도 찾을 수도 없게 만드는 산골은 하느님을 세상 안에만 계시는 분으로 축소할 위험이 있다.

Q. 세상이 허무한데, 유골을 남기지 않는 산골이 왜 잘못인가?
A. 유골을 흩어버리는 행위는 세상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잘못된 세계관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세상은 허무한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소중한 과정이다. 산골은 허무주의적 표현으로 오해될 여지가 많아 허용될 수 없다.

Q. 수목장은 가능한가?
A. 묘지에 마련된 수목 등에 유골함을 묻고 고인 이름을 표기하는 자연장(수목장)은 부활 신앙에 반대되는 이유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면 허용된다. 매장 의미가 있고, 추모 장소로 규정되며, 부활 신앙이 분명히 고백 된다면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유골을 나무 주위에 뿌리는 형태는 산골로 간주해 허용되지 않는다.

Q. 봉안 기간이 지난 유골은 산골 해도 되나?
A. 봉안 기간이 지난 유골도 산골 해서는 안 된다. 공원묘지 등에 별도로 '공동 안치소'를 마련해 이름을 표기하고 매장 형태로 영구히 봉안해야 한다.

Q. 유골을 집에 보관할 수 있나?
A. 유골은 묘지나 교회 등 거룩한 장소에 보존해야 한다. 생전에 교회 뜻에 반해 산골 유언을 했다면 교회법에 따라 장례미사가 거부될 수도 있다. 유골을 기념물이나 장신구에 넣거나 유가족이 나눠 갖는 행위도 금지된다.

Q. 그리스도교 장례는 어떻게 치러야 하나?
A. 교회는 죽은 이의 부활 신앙을 잘 드러내는 매장을 전통적으로 장려한다. 다만 육신의 부활 교리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화장도 허락된다. 화장은 영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하느님의 부활 능력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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