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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사진] 제27회 한일주교교류모임2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1-20 조회수 : 76

제27회 한일주교교류모임 (2)

원폭의 도시 방문한 한일 주교들, 평화와 화해 위해 함께 기도 


11월 19일(수) 둘째 날

제27차 한일주교교류모임의 둘째 날인 11월 19일(수), 한일 주교들은 과거사를 바르게 인식하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강의를 듣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함께 기도하며 화해와 평화를 위한 다짐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히로시마평화교육연구소 이승훈 사무국장이 ‘한국의 관점에서 본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이승훈 사무국장은 일본이 ‘자신들이 당한 피해’는 부각하고,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의 책임’은 축소하고 있다면서 진정한 평화는 과거의 책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하였다.



 ▲ 2025. 11. 19.  히로시마평화교육연구소 이승훈 사무국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의 전시 변화를 설명하였다. 본래 이 자료관에는 전쟁의 가해자로서 일본의 모습이 담긴 역사가 전시되어 있었지만, 2019년 리뉴얼을 하면서 전쟁의 책임과 관련한 자료들이 삭제되었다. 전시는 원자폭탄 투하 당시를 기록한 사진과 영상, 피해자들의 증언, 희생자들의 유품 등 원폭 피해의 참상을 알리는 자료 위주로 바뀌었다. 특히 그는 “당시 일본은 중일 전쟁 중이었으나 원폭 투하 이전 히로시마를 평화로운 장소로 묘사한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라면서 “이는 보편성이 철저히 결여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조선인과 중국인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었음에도, 일본인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았기에 ‘평화롭다’고 여긴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이 사무국장은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민족과 국가를 넘어선 민중의 시각에서 보편성을 담보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 회복, 재발 방지 이 네 가지를 단계를 거쳐야 한다.”라고 강조하였다. 또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은 세계인에게 핵무기의 공포와 비인도성을 알리지만, 전쟁에 대한 책임을 계속 부정한다면 핵무기의 공포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2025. 11. 19.  한일 주교들이 이승훈 사무국장의 발표를 듣고 있다.


한일 주교들은 오후에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서 희생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였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로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건립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히로시마에는 강제 징용된 군인, 학도병, 노동자 등 한국인 약 10만여 명이 살고 있었다. 원폭 투하로 인한 사상자 중에서 한국인은 7만여 명이었다. 1970년에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 히로시마현 본부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은 영혼들의 안식을 기원하고, 원폭의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염원하며 이 위령비를 세웠다. 



 ▲ 2025. 11. 19.  한일 주교들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 2025. 11. 19.  일본 주교들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이어서 주교들은 히로시마 평화도시 기념비(원폭 사망자 위령비)를 찾고 전쟁의 희생양이 된 이들을 다시 한번 기억하였다. 평화도시 기념비에는 ‘원폭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전쟁이라는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는 말이 적혀 있다. 기념비의 중앙 석실에는 원폭 사망자 명단이 봉안되어 있어 이 비를 원폭 사망자 위령비라고도 부른다.  



히로시마 평화도시 기념비(원폭 사망자 위령비)에서 희생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다.


평화기념공원 방문에 앞서 히로시마 간온마치 성당에서 봉헌된 둘째 날 미사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주례하였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식 8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이곳 히로시마에서 한국과 일본의 주교들이 함께 기도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뜻깊고 감동적인 일”이라고 말하였다. 이 주교는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과거 아픔의 상처 속에서도 우리는 멈춰 서 있지 않고, 함께 항해를 계속해야 한다.”라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한 항구에 머무는 평화가 아니라, 미래의 바다로 나아가는 용기의 평화”라고 강조하였다.



 ▲ 2025. 11. 19.  히로시마 간온마치 성당에서 한일 주교들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 주교는 “양국 주교님들의 우정은 깊어졌지만, 두 나라 사이에는 여전히 정치적, 사회적으로 풀기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다.”라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젊은 세대를 위하여 평화의 다리를 놓는 일이고, 그 다리는 끊임없는 기도와 교류, 실천과 나눔을 통해 조금씩 그러나 굳건히 세워져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끝으로 이 주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젊은이들이 그리스도교적 가치와 평화의 정신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평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양국 주교님들께서 함께 힘을 모아 달라.”라고 당부하였다.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론 전문 보기



 ▲ 2025. 11. 19.  한일 주교들이 히로시마 간온마치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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