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20~26일 제12차 정기총회

아시아 교회가 갈등과 불평등, 종교·문화적 차이를 넘어 대화와 화해의 다리를 놓는 선교하는 시노드 교회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는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대교구 성모승천 주교좌성당에서 제12차 정기총회 폐막 미사를 봉헌하고 ‘아시아 민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총회 주제 성구인 ‘더 큰 일들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50)를 제목으로 한 메시지에는 총회 참석자들이 일주일간 성령 안의 대화를 통해 공동으로 식별한 내용을 담았다.
주교들은 메시지에서 “시노달리타스는 단순히 함께 일하는 방법이 아니라 선교 사명을 향한 회심의 길”이라며 “구조를 변화시키기 전에 마음을 변화시키고, 제도를 쇄신하기 전에 관계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들은 양극화와 권력 중심 문화, 급속한 기술 변화, 이주, 생태계 훼손,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아시아가 직면한 주요 도전으로 꼽았다.

교회 내부에서는 성직주의가 모든 세례받은 이의 친교와 참여, 공동 책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경청과 공동 식별, 섬기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사목적·시노드적 회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리스도를 하느님과 인간, 사람과 사람, 인류와 공동의 집을 잇는 ‘살아 있는 다리’”라고 고백하며 “그리스도를 따르며 의심이 쌓인 곳에는 신뢰와 대화의 다리를, 폭력과 갈등이 공동체를 가르는 곳에는 평화의 다리를 놓겠다”고 선언했다.
폐막 미사는 자카르타대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추기경이 주례했으며 FABC 의장 필리페 네리 페라오 추기경, 인도네시아주교회의 의장 안토니오 수비안토 분야민 주교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주교와 사제들이 공동집전했다. 인도네시아 전통 무용으로 미사가 시작됐고, 보편지향기도는 여러 지역 언어로 봉헌돼 현지 교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줬다.

페라오 추기경은 강론에서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은 교회 구조나 제도, 문서를 만드는 데 있지 않고 신자들을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이끄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느드 교회는 경청하는 교회이며, 교회는 가난한 이와 청년, 이주민, 사회 주변부에 놓인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대화에서 회심으로, 문서에서 결정으로, 비전에서 실행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미사 후 참가자들은 주교좌성당과 성당 건너편 이스티크랄 모스크를 잇는 ‘우정의 터널’을 방문했다. 이 터널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9월 인도네시아 사목 방문 당시 나사루딘 우마르 대이맘과 함께 걸으며 종교 간 만남과 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곳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폐막을 앞둔 25일 영상 메시지를 보내 “지역 교회들 사이의 친교가 강화될 때 교회가 아시아 전역에서 함께 다리를 놓고 하느님의 현존을 증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부터 7일간 열린 총회는 ‘시노드적 회심을 향한 소명과 아시아 가교로서의 사명’’(The Call to Synodal Conversion and the Mission of Being Bridges and Bridge-Builders in Asia)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아시아 각국 주교회의와 교황청, 다른 대륙 교회 대표를 비롯해 사제·수도자·평신도 150여 명이 참석했다. FABC는 총회 후 각 지역 교회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각 지역 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사목 현장에 적용하도록 돕는 실천 안내서(Vademecum)를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대표로 의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정신철·손삼석·손희송 주교가 참석했으며 한국 시노드 대표로 정순택 대주교가, FABC 위원회 위원으로 이성효·장신호·곽진상 주교가 함께했다. 정신철 주교는 “아시아 교회가 다르면서도 함께 연결돼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면서 “한국 교회가 아시아 교회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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