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 (1)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유교와 첫 공식 대화
「그리스도교와 유교 대화 지침서」 발표
유교와 그리스도교가 평화와 공동선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이상 사회의 비전을 공유하는 대화의 장을 최초로 마련하였다.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이 8월 4일(화)부터 5일(수)까지 서강대학교 정하상관에서 개최되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부가 주최하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성균관, 서강대 신학대학원·신학연구소가 협력하여 마련한 콜로키움의 주제는 “이상 사회 구현을 위한 그리스도교와 유교의 대화: 새 하늘 새 땅과 대동(大同) 세상”이다.

▲ 2026. 8. 4.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 관계자들이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1층 강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새 하늘과 새 땅”(묵시 21,1)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종말론적 희망으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며 피조물 전체를 새롭게 하시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가리킨다. ‘대동’은 모든 이가 평등하게 어우러지는 세상을 꿈꾸는 유교의 이상이다. 위대한 조화 또는 대통합이라고도 한다.
이번 콜로키움은 두 전통이 지향하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 서로의 영적·도덕적 지혜를 나누는 자리였다. 1964년에 교황청 비그리스도교 사무국(현 종교간대화부)이 설립된 이후, 유교와의 공식 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콜로키움에는 종교간대화부 대표단과 유교 관계자, 세계 각국의 신학·철학·종교학·유교학 연구자, 종교 지도자와 종교 간 대화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사회는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총무 송용민 신부가 맡았다.

▲ 2026. 8. 4. (왼쪽부터)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성균관 최종수 관장, 서강대학교 총장 심종혁 신부
환영사에서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차관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은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깊이 배우고, 인류의 공동선 증진을 위하여 협력하고자 모인 것”이라며 “이번 만남이 두 전통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하고, 공통의 과제에 함께 대처하는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하였다.
성균관 최종수 관장은 “‘상호 이해’와 ‘상생’을 모색하는 오늘 이 자리는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던져 준다.”라면서 “두 전통이 각자의 전통을 되돌아보며 나누는 진솔한 대화가 종교 간의 벽을 넘어 우리 사회의 통합을 이끄는 큰 물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인사하였다.

▲ 2026. 8. 4.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에서 조지 제이콥 쿠바카드 추기경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기조연설에서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조지 제이콥 쿠바카드 추기경은 “그리스도교와 유교는 서로 다른 기원을 지녔으나,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며 인류의 도덕적, 문화적, 사회적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문명 전통의 두 기둥”이라고 말하였다. 이어 “그동안 두 전통 사이의 대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였지만, 앞으로의 대화는 상호 존중과 형제애, 인간의 온전한 성장을 위한 공동의 노력 위에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쿠바카드 추기경은 “종교 간의 차이는 대화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라며 “각자의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상호 존중과 배움의 자세로 만나야 한다.”라고 강조하였다. 또 “한 전통의 생명력은 전해 내려오는 지혜를 지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상황들에 빛을 비출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라면서 “이번 콜로키움이 조화롭고 자비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두 전통의 지속적인 우정과 대화의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콜로키움은 8개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두 전통의 경전에 나타난 이상 사회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리더십과 공동선,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교육, 생태 위기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여러 도전을 논의하며, 두 전통이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 2026. 8. 4.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대표단이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이번 콜로키움의 성과 가운데 하나는 「그리스도교와 유교 대화 지침서」 발표였다. 세계화와 인구 이동으로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그리스도교와 유교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두 전통 간 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고자 종교간대화부 차관보 폴랭 바타이르와 쿠부야 신부의 총괄 아래, 학자들이 2023년부터 지침서를 준비하였다. 이는 공동의 경청과 상호 이해를 향한 여정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학문적 결실이다.
지침서는 두 전통이 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하기 위한 원칙과 방법을 담고 있다. 대화의 목적은 획일적인 합의가 아닌 상호 이해의 심화다. 기본 원칙은 각 전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일, 두 전통의 윤리적 유사성과 신학적 일치를 신중히 구분하는 일,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다른 전통의 지혜와 통찰을 배우는 일이다. 무엇보다 신학적 논의에 앞서 우정과 신뢰를 쌓으며 함께 진리를 추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아울러 지침서는 종교 간 대화 형태로서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다. 서로 이웃으로 살아가는 ‘삶의 대화’, 공동선을 위한 ‘행동의 대화’, 학자들이 심층적으로 만나는 ‘신학적 교류의 대화’, 영성을 나누는 ‘종교적 체험의 대화’, 성경과 유교 경전을 함께 읽고 배우는 ‘비교 경전 해석’이다.

▲ 2026. 8. 4.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지침서 발표 후 이어진 ‘성경적 및 고전적 기초’ 세션에서 에드먼드 치아 교수(필리핀 성 빈첸시오 신학교)와 김경미 교수(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초빙교수)는 각각 요한 묵시록 21장에 나타난 “새 하늘과 새 땅”, 『예기』, 「예운」 편에 명시된 ‘대동’의 개념을 설명하였다. 발표자들은 두 개념 모두 정의와 조화, 공동체적 돌봄을 바탕으로 한 이상 사회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설명하였다. 다만,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의 은총과 개입으로 완성되는 완전한 구원을 희망하며, 유교는 인간의 도덕적 수양과 덕의 실천을 통한 이상 사회의 구현을 지향한다는 면에서 도달 방법론에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이상 사회를 증진하는 시민으로서의 신앙인’ 세션에서는 공동체 바깥 이들을 향한 책임을 주제로 고찰하였다. 브누아 베르망데 신부(중국 푸단대학교)는 타인을 향한 전 지구적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하여 서로를 이웃으로 온전히 책임지고 아끼는 돌봄을 강조하였다. 이어 교회는 보편적 형제애를 기반으로, 치유와 회복을 제공하는 ‘야전 병원’이자 이웃과 만나는 ‘마을 광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바이 통동 교수(중국 푸단대학교)는 모든 이를 똑같이 사랑하고 돌보려는 마음은 훌륭하지만, 인간이 오랫동안 실천하기에는 벅찬 이상이라고 짚었다. 그는 관계의 친밀성과 역할에 따라 책임의 정도를 달리하며, 가까운 이들을 향한 돌봄부터 시작해 외연을 넓혀 가는 유교적 돌봄 윤리를 ‘현실적인 유토피아’로 제시하였다.
이후 참가자들은 ‘두 전통의 수렴과 발산, 그리고 조화로운 사회를 가꾸는 데 있어서 신앙인의 역할’을 주제로 그룹 토의를 진행하며, 공동의 실천 방안을 논의하였다.

▲ 2026. 8. 4.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에서 그룹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 2026. 8. 4. 인도네시아 주교회의 종교간대화 위원회 총무 알로이시우스 부디 푸르노모 신부가 그룹 토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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