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도우며 자연·공동체·나눔의 기쁨 배웠어요”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활동…도농·신앙·세대 간 교류 큰 의미
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늦여름 햇볕 아래, 수원교구 대학생들이 농사일을 도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수원교구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총회장 조각희 프란치스코, 영성지도 한용민 그레고리오 신부)는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원주교구 제천 백운성당(주임 방명준 라우렌시오 신부)에서 농촌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농활은 도시와 농촌 간 교류,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친교, 세대 간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또 먹거리와 삶의 근원인 농업의 소중함을 새기고, 성실하고 정직한 땀의 가치를 통해 영적·육적 조화를 경험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백운성당에서의 농활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좋은 추억을 남겼던 작년 활동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활동 기간을 하루 더 늘렸다.
대학생 16명은 본당 신자들의 고추밭과 과수원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힘을 보탰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박춘석(마태오) 씨는 “대학생들이 사과나무 가지를 ‘유인’하는 작업을 함께해 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3박4일 동안 함께 일하고 먹고 지내며 정이 많이 들었고, 힘든 농사일 속에서도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본당 신자들과 마리아회는 삼계탕과 삼겹살 등으로 대학생들을 대접하며 도시 젊은이들을 환대했다. 학생들은 새참부터 야식까지 든든히 챙기며 노동의 즐거움과 공동체의 기쁨을 맛보았다. 조성익(토마스 아퀴나스·서울대교구 사당동본당) 씨는 “자연과 공동체, 나눔의 기쁨을 깊이 느꼈다”며 “일상에서도 이웃에게 작은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은 농사일뿐만 아니라 ‘느린 낭만’도 즐겼다. 밤이면 하늘을 보며 쏟아지는 별을 세고, 풀벌레 소리 속에서 모닥불을 피워 캠프파이어와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참된 행복과 치유를 경험했다.
김유진(루피나·수원교구 권선2동본당) 씨는 “농사일이 서툰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어르신들의 미소에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요즘의 우리에게 그 존재만으로 괜찮다는 위로를 받았다”며 “이번 농활의 추억은 다칠 때마다 꺼내 바르는 연고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은 농촌 봉사활동 중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주님과 하나 되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8월 31일 주일에는 본당 미사의 전례를 모두 맡아, 3박 4일간 하느님 안에서 보람되고 값지게 보낸 시간을 주님께 봉헌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조각희 총회장은 “모든 활동이 같은 신앙 안에서 이뤄졌기에 더욱 큰 축복으로 다가왔다”며 “저희가 드린 것보다 받은 사랑이 훨씬 더 크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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