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위원장 한정현 주교)는 2025년 9월 6일(토)부터 11일(목)까지 한국외방선교회가 진출하여 활동하고 있는 캄보디아 프놈펜 대목구(대목구장 올리비에 슈밋사우슬러 주교)를 방문하였다. 총무 김동원 신부를 포함하여 참석 가능한 위원들이 함께한 이번 방문은 한국 천주교회 해외 선교 50주년을 기념하여 이루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한인 선교사의 상황을 이해하고, 현지 교회의 상황을 살펴봄으로써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의 활동 방향을 모색하고 그 역할을 새롭게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캄보디아 가톨릭교회는 프놈펜 대목구와 바탐방 지목구, 껌뽕짬 지목구로 나뉜다. 전체 신자는 약 21,000명(인구의 0.1%), 본당은 63개, 사제는 약 100명이다. 캄보디아인 사제는 15명이 있으며, 이중 한국인 선교사 사제가 30명 이상으로 비교적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우연히 방문단이 도착한 날에 캄보디아에서 두 번째 방인 주교의 서품식이 있었다. 프놈펜 대목구 부교구장 베드로 쑤언 항리 주교의 서품식이었다. 첫 번째 방인 주교는 츠마 쌀랏 주교는 크메르루주 집권기 때 서품(1975년)된 후 곧바로 집단 농장에 수용되었다. 당시 프랑스인 대목구장의 추방 이후, 대목구장으로 임명되었으나 임명 소식을 듣지도 못하고 집단 농장에서 비참하게 아사(1977년)했다고 한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신자 수가 120,000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던 가톨릭교회는 크메르루주 집권 시기와 그 이후의 내란 등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1993년 선교사들이 복귀하여 재건에 힘쓰고 있는 중이다.
▲ 2025. 9. 7. 쭘끼리 성당 전경
방문단의 첫 일정은 9월 7일(주일) 쭘끼리(Chumkiri) 성 요셉 성당 방문이었다. 쭘끼리 성당은 1994년부터 선교가 시작된 ‘깜뽓-껩 지구’에서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룬 성당으로 지역 사회 안에서 교회가 맡고 있는 다양한 역할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방문단은 이곳에서 크메르어로 주일 미사를 봉헌한 후 성당 시설을 견학하고 교우 가정을 방문하였다.
▲ (왼쪽 사진) 2025. 9. 7. 방문단을 환영하는 전통 무용 공연. 이들은 지난해 세례를 받은 청년들로 이날 미사의 전례 봉사를 맡았다.
▲ (오른쪽 사진) 2025. 9. 7. 주일 미사 봉헌 후 쭘끼리 성당 교우들과 함께
▲ (왼쪽 사진) 2025. 9. 7. 쭘끼리 성당 첫 신자 쭈안 가정 방문. 베트남에서 건너와 홀로 신앙을 지켜왔고 선교사들이 이 지역에 왔을 때 신앙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 (오른쪽 사진) 2025. 9. 7. 쭘끼리 성당 신자 엠 싸렛, 쌋 쏘피 부부 가정 방문. 남편은 이 지역 두 개 주 유치원 총괄 매니저이고, 아내는 쭘끼리 성당 부설 성모 마리아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교회에서 배울 수 있었고, 교회에서 만났으며, 교회에서 일하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교회가 곧 부모”라고 말한다.
이어서 깜뽓 성 아우구스티노 성당으로 이동하였다. 깜뽓 성당은 다양한 선교 대상이 있는 새로운 선교적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며,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교육에 대한 열망이 많은 곳이다. 이곳 깜뽓-켑 지구 지구장을 맡고 있는 윤대호 신부(한국외방선교회 캄보디아 지부 참사)는 ‘캄보디아 선교,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방문단은 이 발표를 통해 캄보디아 교회의 역사, 캄보디아 교회의 현황, 선교 사제로서 현재 하고 있는 일, 지역 사목구의 선교 정책과 전망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9월 8일(월)에는 깜뽓 성당 부설 학교 FLCC(Foreign Language & Cultural Center)를 방문하였다. 이 학교는 지역 사회의 요구에 따라 설립된 국제화 초등학교, 유치원 및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특수학교를 포함하고 있다. 방문단은 교육 현장을 방문하고 학교 시설을 견학한 다음 교사들과 만나 캄보디아 교육 전반에 관련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2025. 9. 8. 깜뽓 성당 부설 학교 FLCC(Foreign Language & Cultural Center). 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캄보디아 교육 현실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프놈펜 북부 지구 쎈쏙 성 요셉 성당으로 이동하여 그곳 사목을 맡고 있는 원종혁 신부(한국외방선교회 캄보디아 지부)에게서 선교사의 삶과 사목 이야기를 듣고 미사를 봉헌하였다. 이곳은 캄보디아에서도 더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베트남 난민들이 많은 지역이다. 우기 때는 장화를 신지 않고는 방문할 수 없는 곳인데 몇 년 전 이곳을 방문한 서울대교구 방배4동 성당 교우들의 도움으로 2024년에 새 성당을 건립하여 프놈펜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쾌적한 환경의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
▲ 2025. 9. 8. 쎈쏙 성 요셉 성당 방문. 방문단의 한국어 미사인데 소문을 듣고 찾아온 교우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였다.
9월 9일(화)에 방문단은 프놈펜시 쎈쏙구에 위치한 한국외방선교회 캄보디아 지부를 방문하여 미사를 봉헌하고, 김낙윤 신부(한국외방선교회 프놈펜 지부장)로부터 한국외방선교회의 캄보디아 선교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이어서 한국외방선교회가 NGO 활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코미소 직업 학교를 방문하여 시설 견학을 하고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평신도 선교사 부부(김상집 선교사, 김은경 선교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2025. 9. 9. 한국외방선교회 캄보디아 지부 방문. 미사를 봉헌하고 한국외방선교회 캄보디아 지부의 선교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 2025. 9. 9. 김상집 선교사와 김은경 선교사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평신도 선교사의 상황과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또한 젊은 후배 선교사들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교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 2025. 9. 9. 코미소 직업 학교. 왼쪽부터 제과 제빵반, 미용반, 오토바이 수리반 모습.
이 부부 선교사는 한국외방선교회의 첫 해외 평신도 선교사로서, 은퇴 후 제과 제빵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스스로 습득한 후 파견되었으며, 이곳 코미소 직업 학교에서 제과 제빵반을 맡고 있다. 이 직업 학교는 6개월 과정으로 1년에 두 개 반이 수료하는데 모든 수료생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해 주고 있다. 제과 제빵반 외에도 미용반, 오토바이 수리반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재봉반도 운영하였으나 지금은 캄보디아 산업 환경이 변해서 중지하였다고 한다. 오후에는 크메르루주 시절 주로 지식인들을 가두고 고문을 자행했던 뚜얼슬렝 학살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 2025. 9. 10. 프놈펜 성 마리아 한인 성당 방문. 프놈펜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들과 함께 선교사로 살아가는 각자의 상황을 공유하고 한국 교회에 바라는 바를 건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9월 10일(수)에는 프놈펜 트마이 성 베드로와 성바오로 성당을 방문하였다. 이 성당은 공식적인 주교좌 성당은 아니지만 바로 옆에 주교관이 있고 프놈펜 트마이 지구의 사목 센터가 있어 실제로 주교좌 성당 역할을 하는 곳으로, 9월 6일(토) 주교 서품식도 이곳에서 거행되었다. 이 성당 한편에 있는 프놈펜 성 마리아 한인 성당(주임 임현옥 신부, 예수회)에서 프놈펜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사제가 많은 교구에서 사제가 부족한 교구에 선교 사제를 파견하는 협약)으로 선교를 나온 사제들의 경우 선교회 협력 사제로 선교를 나온 사제들에 비해 정보나 지원이 부족하므로 한국 교회 차원에서 일종의 선교 지침 같은 것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라틴 아메리카 한인 가톨릭 선교사 모임(AMICAL)이나 아프리카 한인 선교사 모임(KAM)처럼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선교사 모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 2025. 9. 10. 프놈펜 프사또잇 성 요셉 성당 방문. 작년에 파견되어 캄보디아 말을 배우고 있는 오주형 신부는 선교라는 도전 속에서 이곳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기도 속에서 찾고 있다고 했다.
오후에는 프사또잇 성 요셉 성당을 방문하였다. 이 성당은 프놈펜 시내에 있는 성당 중 종전 이후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우리나라의 명동대성당처럼 많은 순례객이 미사 참례를 하는 곳이며 현재 새 성전을 건립 중에 있다. 이곳에서 캄보디아에 파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오주형 신부(한국외방선교회)를 만나 선교 초기에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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