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신임 보좌 주교로 임명된 곽진상(제르마노) 주교임명자가 12월 22일(월) 오전,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에게 인사하기 위해 수원교구청을 방문했다. 곽 주교임명자는 앞서 12월 20일(토) 교황청으로부터 수원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됐다.
곽 주교임명자는 교구청에서 이용훈 주교를 예방한 뒤, 교구청 2층 대강당에서 교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곽 주교임명자는 '신앙을 접하게 된 계기를 비롯해 사제 양성, 본당 사목 활동의 경험, 시노달리타스의 의미,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등 교구와 한국 천주교회가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밝혔다.

▴22일 오전, 수원교구청에 도착한 곽진상 주교에게 수원교구청 직원이 축하와 환영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곽진상 신임 보좌 주교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곽진상 주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용훈 주교는 ‘주교 임명을 받아 지금은 여러 면에서 당혹스럽고 힘들 테지만, 주님께서는 할 수 있는만큼 맡겨주시고 그만한 은총을 주시리라고 믿는다.’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건강 관리와 임명 후 서품식까지 해야 할 일 등에 대해 선배 주교로서 조언하며 살뜰히 챙겼다.
이에 곽진상 주교는 “평소 교구장님을 뵙고, 또 말씀이나 글의 정확도와 적확성을 보며 감탄하고 존경스러웠다.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피정 들어가서 기도하며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곽진상 주교에게 『그리스도 안에서』(라니에로 깐따라메사 著·프란치스코 출판사)와 ‘주교 전례 거행 때에 예절과 규범에 대한 책’인 『주교예절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를 선물했다.
교구장 주교는 『그리스도 안에서』을 선물하면서, ‘그리스도 안에 머무는 법을 성경 안에서 잘 해설하고 있어서, 본인도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곽진상 주교가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간담회 내용은 아래)
기자 간담회를 마친 뒤 곽 주교임명자는 ‘구성 평화의 모후관’으로 이동해 수원교구 제3대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를 예방하고 담소를 나눴다.
최덕기 주교는 곽 주교임명자를 반갑게 맞이하며 “힘든 직무를 맡으셨지만, 주님께서 맡기신 소명이니 기쁘게 받아들이시길 바란다.”며, “성령께서 늘 함께하시며 도와주실 것”이라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에 곽 주교임명자는 “많이 부족하고 아직도 떨리지만, 주님의 은총으로 가능하리라 믿는다.”며 “피정에 충실히 임하며 준비하겠다.”라고 답했다.

▴곽진상 주교를 사제관으로 초대한 최덕기 주교가 손수 내린 ‘귤피차’를 따듯한 마음과 함께 전하며 격려했다.
한편 곽진상 신임 보좌 주교는 12월 23일 오전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신앙선서와 충성서약을 할 예정이다. 이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을 예방하는 일정도 예정돼 있다.
[기자 간담회] 곽진상 신임 보좌 주교의 여러가지 생각들..

신앙의 뿌리에서 사제 소명까지
곽진상 주교임명자는 신앙을 접하게 된 배경으로 구교 집안을 꼽았다. 곽 주교임명자는 “특히 할아버지께서 북수동 성당 공소회장을 맡으셨다.”며 “고등학교 1학년 때 학생회 지도자로부터 ‘사제가 되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사제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였다. 곽 주교임명자는 “어머니께서 ‘사제가 되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파리 유학 동문 주교들의 격려
파리가톨릭대학교 유학 시절을 함께한 이들 가운데 현재 여러 주교들이 사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곽 주교임명자는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곽 주교는 정신철 주교님께서 ‘너무 기뻐서 기쁨의 9일 기도를 바친다. 함께 일하고 협력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여러 차례 전화로 격려해 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이성효 주교님께서도 ‘용기를 내라. 기도하겠다.’는 문자를 보내주셨다.”면서, 이러한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사제 양성의 핵심은 ‘자기 양성’
사제 양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에 대해, 곽 주교임명자는 ‘신학생은 양성의 제1주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곽 주교임명자는 “사제 양성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주체라는 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적극적으로 양성에 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목과 학문을 함께할 수 있었던 힘
사목 활동과 학자의 삶을 병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파리가톨릭대학교 신학학장이자 논문 지도교수였던 한 스승의 존재를 꼽았다. 곽 주교임명자는 “그분은 사제 생활의 멘토이기도 했다.”며 “‘신학은 사목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늘 마음에 새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1년에 한두 차례 사목적·신학적 고민을 놓고 토론하며 방향을 제시해 주셨고, 스승의 기대와 도움이 실천적인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신학자들과의 만남에서 체험한 성령
여러 신학자들과의 만남 가운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국제학술대회 경험을 언급했다. 곽 주교임명자는 “여러 차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는데, 특히 201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50년’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를 기획·진행하며 성령의 이끄심을 깊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신학자를 조명하는 첫 논총인 ‘심상태 몬시뇰 80주년 기념 논총’을 집필한 것도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밝혔다.
시노드 정신, 쇄신에서 시작돼야
교구 안에 시노드 정신을 뿌리내리기 위한 실천 과제로 곽 주교임명자는 ‘쇄신의 의지’를 강조했다. 곽 주교임명자는 “시노드적 교회 실현은 교회의 본질과 직결된 문제”라며 “교회의 쇄신을 위해서는 사제의 쇄신이 필요하고, 사제의 쇄신을 위해서는 신학교의 쇄신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제가 먼저 쇄신할 때 신자들이 그 뒤를 따르게 된다.”며 의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모 신심과 묵주기도
‘성체조배 중 성모님의 말씀을 떠올렸다.’는 고백과 관련해 곽 주교임명자는 “삶이 힘들 때 성모님 앞에서 기도하며 평화를 얻은 경험이 여러 번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묵주기도는 오래된 습관 가운데 하나”라며 일상 속 성모 신심을 전했다.
교구민과 한국 교회에 전하는 메시지
마지막으로 곽 주교임명자는 교구민과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하느님은 지금도 살아 계시며, 우리가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을 때조차 우리와 함께 살아 계시고 일하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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