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신학생 장학회로 출발해 건강 문제 등으로 활동 일단락…해단미사 봉헌

수원교구의 원로사목·성사전담 사제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던 ‘성우회’가 41년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성우회는 5월 14일 제1대리구 율전동본당에서 교구 성직자국 부국장 유경선(첼레스티노) 신부 주례로 해단미사를 봉헌했다.
유경선 신부는 강론에서 “41년간 원로 사제님들을 위해 애써주셨던 성우회의 공식적인 만남은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그동안 수많은 신부님 곁에서 친구이자 동료가 되주며 함께한 시간은 켜켜이 우리 안에 쌓여 있을 것”이라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모임을 정리할 때가 돼 성우회는 해단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원로 사제님들과 함께할 것이고 신부님과 회원들 간의 새로운 사랑의 방식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실천해 준 모든 회원들에게 교구 사제단을 대표해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41년간 성우회를 이끌어 온 이순자 회장(막달레나·제1대리구 율전동본당)은 “41년이란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은 기도와 희생으로 정성을 모아주신 후원회원들이 계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오늘 공식적인 활동과 후원은 멈추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여러분 각자의 마음속에서 ‘기도’로 부활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님과 주교님 그리고 사제들을 위한 기도는 우리가 주님 곁으로 가는 그날까지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우리의 영원한 소명”이라며 “성우회라는 이름 아래 모였던 우리의 정성이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뜨거운 기도로 피어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미사에는 교구 원로사목/성사전담 사제 25명도 참석해 성우회의 마지막 행사를 함께했다. 최재용(바르톨로메오) 신부는 “회원들이 원로 사제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눠주신 것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성우회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인연은 끝이 나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우회는 1985년 6월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을 위한 장학회로 시작됐다. 수원지역 시장 상인과 제1대리구 북수동본당 신자 30여 명이 신학생 양성에 힘을 보태고자 뜻을 모은 것이다. 이후 교구에 장학회가 설립되자 활동 방향을 전환해 원로사목/성사전담 사제를 위한 봉사단체로 거듭났다. 후원회원 200여 명은 바자회나 개인 후원을 통해 모은 후원금을 봉헌했다.
성우회는 그동안 병환 중인 원로 사제를 찾아 기도하고, 선종한 사제를 위해 연도를 바치는 한편, 경로잔치와 야유회, 명절 방문 등을 통해 사제들의 벗이자 동료로 함께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건강 문제와 여러 제반 여건으로 이날 미사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성우회는 후원금 잔액 500만 원을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기부했다.

[인터뷰] 수원교구 ‘성우회’ 41년 활동 마친 이순자 회장

“성우회라는 이름으로 행한 사랑 실천은 끝이 났지만, 원로 사제들을 향한 우리의 기도와 사랑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수원교구 원로사목·성사전담 사제를 후원해 온 ‘성우회’가 41년 여정을 마치고 5월 14일 해단했다. 창단 이후 41년간 성우회를 이끈 이순자 회장(막달레나·수원교구 율전동본당)은 “앞으로도 사제를 위한 기도와 사랑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5년 수원 영동시장 신자 상인들은 수원가톨릭대 신학생들을 돕고자 장학회를 만들었다. 장학회 설립을 주도한 것이 이 회장이다.
“당시 수원교구장이셨던 김남수(안젤로) 주교님은 교구의 미래를 짊어질 사제들을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하셨어요. 신학생들이 경제적인 걱정 없이 오직 학업과 영성 수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평신도들의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했고, 상인들과 뜻을 모아 장학회를 만들었습니다.”
신학생을 돕는 데서 시작한 성우회는 원로 사제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였다. 1986년 당시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수원교구 은퇴 사제는 3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늘어날 원로 사제를 위해 봉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목 현장에서 모든 열정을 쏟은 후 일선에서 물러나신 원로 사제들이 외롭지 않게, 존경받으며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녀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제가 행복해야 신자들도 행복하다는 믿음은 그분들의 삶 마지막까지 따뜻한 동반자가 돼 드리는 일로 이어졌습니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모인 후원회원들은 병환 중인 은퇴 사제를 찾아 기도하고, 선종 사제를 위한 연도를 바칠 뿐 아니라 경로잔치와 야유회, 명절 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봉사했다.
“김남수 주교님께서 강조하신 ‘드러나지 않는 봉사’라는 말씀을 기억하며 성우회를 이끌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성우회 덕분에 든든하다’며 환하게 웃어주시던 신부님들의 모습이 마음에 크게 남아 있습니다.”
지도신부가 있었지만 성우회는 이 회장을 주축으로 운영됐다. 올해로 85세가 된 이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예전처럼 활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단체의 해단을 결정했다.
“40대에 시작한 성우회를 80살 넘어서까지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진 못했어요.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께서 회원들의 작은 정성을 크게 이뤄주셨기에 가능했죠.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하느님의 도움으로 이룰 수 있었기에 지난 41년은 기쁨과 감동이 공존했던 은총이 시간이었습니다.”
5월 14일 수원교구 율전동성당에서 열린 해단미사에서 이 회장은 “오늘 이 미사가 성우회의 새로운 시작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뜨거운 기도로 사제들을 후원하는 ‘기도의 부활’을 실천하려 한다”며 “마지막 후원금을 수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전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듯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삶 속에서 사제들을 위한 기도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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