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척박했던 시골 교구의 사제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미래 사제들을 위해 작은 씨앗 하나를 심었다. 그 씨앗은 무려 29년 동안 사제들의 기도와 정성 속에서 자라나, 교구의 든든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었다. 수원교구 ‘대건회’ 사제들의 이야기다.

▴2026.09.10. 수원교구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든든한 후원자, ‘대건회’ 사제들과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송병수 시몬 신부, 최재용 바르톨로메오 신부, 이정운 베드로 몬시뇰, 최윤환 암브로시오 몬시뇰, 김학렬 요한 사도 신부, 교구장 이용훈 주교.
현재 대건회 사제는 총 8명. 이 중 5명이 참석했다.
‘대건회’는 수원교구가 창설된 1963년, 교구 사제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결성한 모임이다. 설정 당시 수원교구 전체 사제 28명 중 절반인 14명으로 시작한 대건회는, 교구의 신앙적·경제적 자립을 위해 지혜와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후 9명의 사제가 뜻을 더해 총 23명의 사제가 교구의 내일을 한마음으로 준비했다.
대건회 회원 사제들은 한국천주교 창립 선조들이 보여준 순교와 희생정신을 마음에 품고 교회의 미래를 도모했다. 이들은 매달 아껴 모은 회비로 1971년 2월 경기도 용인군 유방리의 토지 989평을 매입했다. 장차 후배 신학생들을 양성하고, 사제품을 받은 뒤 학업을 이어가고자 하는 사제들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
교구 설립 초기 본당 사목은 물론 농촌 사목, 공소 활성화, 청소년 사목 등 교구의 기틀을 다지는 데 헌신했던 대건회는 1991년 9월 21일 제95차 회의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대건회의 귀한 뜻이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
교구는 9월 10일(목) 수원교구청에서 대건회 사제 5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그 활동의 결실을 봉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건회 사제들은 1971년 구입했던 용인 유방리 부동산의 매각액 기준 약 25억 원(매각금 중 양도세와 공과금을 제외한 실수령액 16억 6,000만 원)을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에게 전달했다.

▴ 2026. 09. 10. 대건회의 마지막 총무를 맡은 최재용 신부가 이용훈 주교에게 ‘수원교구 발전 기금’ 25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이 기금은 대건회가 후배 사제들과 신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55년 전 매입했던 부동산을 매각하여 마련한 것이다.
이용훈 주교는 “오늘 우리는 ‘대건회’라는 이름으로 교구를 향해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신 선배 신부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기 위해 모였다.”며 자리를 뜻깊게 했다.
이 주교는 “선배 신부님들께서 자신의 안위나 필요보다 교회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며 열정을 다해 살아오셨음을 잘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희생과 사랑이 오늘의 수원교구를 이루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음을 되새기며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 신부님들의 교구를 향한 사랑과 헌신이 교구 공동체 안에 오래도록 기억되고, 그 아름다운 모범과 정신이 또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 2026. 09. 10. 이용훈 주교가 ‘대건회’ 사제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이 주교는 대건회의 역사를 소개하며, '대건회 회원 신부님들의 희생과 사랑은 교구 공동체의 귀감이 되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대건회 마지막 총무를 맡았던 성사전담 최재용(바르톨로메오) 신부의 회고는 자리를 더욱 뭉클하게 했다.
최 신부는 “교구 설정 당시 비록 살림은 가난했지만, 순교 정신을 이어받은 신자들의 신심은 깊었고 사제들의 일에도 적극적이었기에 신나게 사목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대건회 사제들은 힘들 때마다 서로 의지하며, 미래 후배 사제들을 위해 강하고 힘찬 성장통을 기꺼이 겪어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신부는 자리에 함께한 교구청 사제들과 직원들에게 “원로 사제나 주변의 어르신들을 보실 때마다 여러분에게 맡겨진 소중하고 귀한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여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그분들은 한국 사회가 민주화로 가는 험난한 길을 맨몸으로 부대끼며 지켜온 분들”이라는 말을 남겼다.

▴ 2026. 09. 10. 최재용 신부가 ‘대건회’ 사제들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최 신부는 “이제 수원교구는 크게 성장했다. 우리 선배 사제들은 가난하고 초라했던 교구의 ‘성장통’을 함께 나누며 보람을 느꼈던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1963년 14명의 사제로 시작해 23명의 사제가 뜻을 모았던 ‘대건회’는 1991년 활동을 마쳤지만, 선조들의 신앙을 닮은 그들의 헌신과 사랑은 오늘날 수원교구의 미래를 밝히는 영원한 등불로 남게 됐다.
[대건회 사제]
선종 사제 - 정주성 요셉‧이종철 스테파노‧양병묵 루카‧임충승 시몬‧서강하 마태오‧한종훈 스테파노‧한봉주 끌레또‧
정해성 토마스‧배영무 라우렌시오‧배문한 도미니코‧파현우 레이몬드 신부
현직 사제 - 최윤환 암브로시오 몬시뇰‧변기영 베드로 몬시뇰‧이정운 베드로 몬시뇰‧장덕호 갈리스도‧박건순 베네딕토‧
최재용 바르톨로메오‧김학렬 요한 사도‧송병수 시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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