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과 젊은이들: 서울 세계청년대회로 이어지는 「사랑의 기쁨」
아시아뉴스(AsiaNews) | 대한민국 | 2026년 10월 12일 [바로가기]
엘레나 디니(Elena Dini) 기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레오 14세 교황의 뜻에 따라 마련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에 머무는 가운데, 아시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의 가정이 직면한 도전에 관해 이야기했다.
“교회는 단순히 젊은이들에게 혼인하고 자녀를 낳으라고 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젊은이들의 희망과 두려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는 복음화의 주체입니다.”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과 동방교회 지도자들이 레오 14세 교황의 초청으로 로마에 모였다. 이들은 일부 부부와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한 가운데,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반포 이후 10년 동안 교회가 걸어온 여정을 성찰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에 있어 이러한 시노드적 만남은 내년 8월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준비 여정과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 ‘서울을 향하여(Destinazione Seoul)’ 연재에서는 수원교구장이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마티아 주교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이용훈 주교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정이 겪고 있는 변화뿐 아니라, 다가오는 세계청년대회에 대해 한국 교회가 진정으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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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용훈 주교님, 한국 사회에서 가정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또한 이 분야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주요 도전은 무엇입니까?
한국의 가정 정신은 강한 유대감과 상호 책임, 세대 간 연대를 특징으로 합니다. 전통적으로 조부모와 부모, 자녀는 특히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돌보아 왔습니다. 도시화와 개인주의, 1인 가구의 증가로 가족 구조가 변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호 돌봄의 정신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저출생과 고령화, 혼인 감소, 가족 형태의 다양화, 세대 간 신앙 전수의 약화와 같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는 가정을 단순히 사목적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복음화의 주체로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편 교회와 나눌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한국 교회는 활발한 공동체 생활과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 가정 중심의 신앙교육, 그리고 사회적 어려움 속에서 발휘되는 연대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지난 15년 동안 한국의 가정생활에서 어떤 변화를 느끼셨습니까? 젊은이들은 여전히 가정을 이루는 삶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젊은이들이 혼인과 가정생활을 바라보는 방식입니다. 혼인은 더 이상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거쳐야 하는 단계가 아니라,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여전히 안정적인 애정 관계를 원하지만, 경제적 불안정과 주거비 부담, 취업의 어려움, 자녀 양육에 따르는 경제적·현실적 부담 때문에 혼인하고 부모가 되는 일은 더욱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단순히 혼인하고 자녀를 낳으라고 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먼저 그들의 희망과 두려움,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젊은이들이 사랑과 책임의 의미를 배우며 자신의 성소를 식별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동반해야 합니다.
이미 혼인한 부부들 역시 모든 어려움을 자신들만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가정의 여정에 함께할 때, 혼인은 사회적 의무가 아니라 사랑과 책임, 상호 성장을 향한 성소로 새롭게 발견될 수 있습니다.
3.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반포 10주년에 대한 성찰은 내년 8월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 준비와도 연결됩니다. 이번 대회에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십니까?
저는 이번 세계청년대회가 단순히 대규모 가톨릭 행사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회의 주제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라는 말씀은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에 대한 여러 도전에 직면한 젊은이들에게 매우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메시지입니다.
한국이 개최국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은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이며, 한반도는 여전히 평화와 화해를 지향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세계청년대회가 서로 다른 문화와 국가, 나아가 서로 다른 종교적 배경을 지닌 젊은이들이 만나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연대와 평화를 체험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젊은이들이 단순히 사목적 돌봄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교회의 능동적인 주역으로 인식되기를 희망합니다.
세계청년대회는 하나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젊은이들이 새로워진 신앙과 희망,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공동체로 돌아가도록 돕는 지속적인 여정이 되어야 합니다.
4. 한국의 가톨릭 젊은이들은 이번 대회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무엇을 기대하고 있습니까?
한국의 젊은이들은 기도와 양성, 봉사, 다양한 참여 활동을 통해 2027년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와 다른 교구들, 여러 가톨릭 공동체의 젊은이들은 전 세계에서 찾아올 젊은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봉사자 양성과 영적 준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 가운데 하나는, 젊은이들이 “교회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나는 교회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우리는 젊은이들이 자신을 단순한 참가자나 봉사자가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은사와 책임, 그리고 사명을 맡은 교회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또한 우리 젊은이들은 다양한 문화를 가진 외국의 가톨릭 젊은이들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과 기도와 우정, 경험의 나눔을 통해 자신들이 보편 교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러한 경험이 젊은이들과 그리스도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하고, 세계청년대회가 끝난 뒤에도 신앙의 여정을 계속 이어 가는 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5. 한국에서 가톨릭 신자들은 상당한 규모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소수에 속합니다. 이번 대회가 한국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에서 가톨릭 신자들은 소수이지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교회와 한국 사회가 만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젊은이들은 한국의 가정과 공동체, 문화와 역사, 일상생활을 직접 접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청년대회에는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학교, 공공기관, 봉사자, 다른 종교 전통을 지닌 사람들도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세대와 사회적 지위, 가치관과 이념의 차이로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실현되는 환대와 대화, 연대와 평화는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세계청년대회가 남길 가장 중요한 유산이 행사의 규모나 경제적 효과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유산은 다른 사람을 더욱 깊이 존중하고, 고통받는 이웃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대화와 평화를 위해 새롭게 헌신하려는 마음을 품고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세계청년대회의 진정한 유산은 단순히 하나의 행사가 아니라 사람들 자신일 것입니다.
6. 한국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과 종교 간 대화는 현재 어떤 상황에 있습니까?
한국에서 천주교회는 정교회, 여러 개신교 교단과 함께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를 통해 매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함께 지키며 일치 기도모임을 마련하고, 신학적 대화와 포럼, 교육 프로그램, 순례 등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만남은 서로에게 배우고 그리스도인으로서 형제애를 더욱 깊게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종교 간 대화 역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천주교와 개신교, 여러 불교 종단, 유교, 천도교 및 다른 종교 전통들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같은 기구들을 통해 서로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문화 교류와 순례, 학술 토론, 공동선을 위한 공동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대화는 제도적인 만남을 넘어 일반 사람들의 일상생활 에 깊이 자리 잡아야 합니다.
우리는 제가 ‘영적 우정’이라고 부르고 싶은 관계를 더욱 깊게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는 자신의 신앙적 정체성에 충실하면서도 각 종교 전통을 존중하고 서로에게 배우며, 평화와 인간 존엄성, 공동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입니다.
7. 레오 교황께서는 한국을 방문하는 세 번째 교황이 되실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4년 한국을 방문하시어 제6회 아시아 청년 대회의 폐막 미사를 집전하시고, 한국 순교자 124위의 시복 미사도 주례하셨습니다.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의 정체성에서 순교는 어떤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한국의 순교자들은 여전히 한국 교회 정체성의 중요한 뿌리입니다. 그들은 자유로운 선택으로 신앙을 받아들였으며, 목숨을 바치는 상황에서도 그리스도께 충실했습니다. 그들의 증언은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신앙이 단순히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물론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순교자들이 겪었던 것과 같은 박해를 경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중요한 질문들 앞에 서 있습니다.
“나는 어떤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러한 의미에서 순교 정신은 오늘날에도 일상의 선택을 통해 살아낼 수 있습니다. 복음에 충실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자신의 이익보다 사랑을 앞세우는 것이 바로 그러한 선택입니다. 그러므로 순교자들이 단순히 과거의 인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이 시기에 저는 젊은이들이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기를 바랍니다.
“신앙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
그러할 때 한국 순교자들의 전통은 미래를 향한 신앙과 용기, 사랑과 희망의 살아 있는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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