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성탄의 기쁨을 나누고 있던 25일 아침, 한 자매가 고잔성당 사무실에 들어와 황금돼지저금통을 놓고 나간다.
바쁜 업무에 미리 관심을 갖지 못하던 사무장은 부랴부랴 뛰어 나가 자매에게 사유를 묻는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이 자매는 "오늘 성탄절날 예수님께 드리려고 그동안 조금씩 모아 두었던 것"이라며 "많이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황급히 성당 문을 빠져나가버렸다.
저금통에 담겨있던 꼬깃한 지폐와 무수한 동전이 모여, 무려 삼십여 만원.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 그 정성어린 마음이었다.
김준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