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와 낭비벽, 대화를 끊은 자녀, 어려운 대인관계…. 많은 신앙인들이 문제가 생기면 성직자를 찾아 인생을 상담하고, 하느님 안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전문적 심리 치료를 병행하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는 것이 박신부의 설명. 이는 박신부가 전국 규모의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 설립을 주도하고, 가톨릭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 교육과정을 설립한 이유다.
박신부가 개설한 주 2회 1년 과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일정 수련 기간을 거치면 공인된 가톨릭상담심리사 2급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심리학전공자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지만 심리학을 전공한 박신부가 그 길을 열은 것이다.
박신부는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발급하는 상담심리사 1급(상담심리 전문가) 자격증을 소지한 국내에서 몇 안되는 사제. 박신부를 제외하면 교구 사제로는 부산교구 조옥진 신부가 유일하고, 수도회로 외연을 넓혀도 예수회 김정택 신부, 채준호 신부 뿐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보고 대처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마태오 복음 25장 열처녀 비유처럼 항상 깨어 있어야 해요. 성찰이 필요하니, 심리적인 것과 영성적인 것을 따로 뗄 수가 없죠.”
박신부는 요즘 바쁘다. 매주 정기적으로 가톨릭상담심리사 교육에 나서야 하고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도 이끌어야 한다. 무료공개강좌를 비롯해 아동 청소년 성인 부부 상담에도 나서야 한다. 영성심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가족과 인간관계 회복 및 심리적, 영성적 성장을 돕고 있다. ‘분노 감정관리와 자기 표현 학습훈련’, ‘성, 심리 그리고 영성’, ‘부부 및 가족관계 심리치료 강좌’ 같은 프로그램이 그것들이다.
“가톨릭교회 내 열악한 상담심리 환경을 누구보다도 깊게 경험했습니다. 앞으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편안한 교회의 영적환경 속에서 영성상담심리를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박신부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마음에 상처를 가진 채 살아가는 또 한사람을 만나러 간다. 박신부는 그렇게 오늘도 가장 ‘가톨릭적인 상담’이라는 강을 건너기 위해 돌 하나를 놓는다.
“지금까지 교회에서는 상담의 복음화, 상담을 통한 복음화, 상담자의 복음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이 일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문의 031-457-5375
우광호 기자 woo@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