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곳 개신교회 지역서 선교
지역민에게 ‘좋은 신자’로
거의 목사님 수준이다. 용인대리구 용문본당 단월 2구역 조정산(아브라함, 57) 구역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관할지역(?)은 5개 리(里). 개신교회가 5곳이나 들어설 정도로, 챙겨야할 지역이 넓다. 자가용으로 한 바퀴 돌으려면 20여분이 소요될 정도다. 하지만 조 구역장은 목사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성실한 신앙 생활과 일상에서의 모범을 통해 ‘올곧은 사람’이라는 평판은 기본. 일일이 구역 신자들을 찾아 다니며 허드렛일을 돕고, 마을에 길흉사가 생길 때 마다 늘 함께 한다. 또 마을의 어려운 일이 생기면 늘 조 구역장 차지다. 노인 두서너명이 모인 곳에는 늘 그가 있다. 이쯤 되면 마을 머슴이 따로 없다.
자연히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참 좋은 가톨릭 신자’로 각인 됐다. 이제는 비신자들도 그를 부를 때는 ‘구역장님’이라고 부른다. 이는 최근 본당 10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선교 대회에서 선교왕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불과 최근 수개월 사이에 조 구역장의 권유를 받은 5명이 선뜻 신자가 되겠다고 나섰다.
“선교를 위해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미리 준비해 두셨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일만 조금 거들었을 뿐입니다.”
조 구역장은 “희생없는 신앙, 희생없는 사랑이 없다”며 “이웃을 위한 일에 더욱 열심히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겸손’을 잃지 않는다. “사실 저는 희생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몸 하나 가지고 조금씩 움직일 뿐입니다.”
8월 17일 용문성당에서 만난 조 구역장은 미사 후 신자들에게 대접할 점심 준비로 분주했다. 평일에는 구역에서, 주일에는 성당에서…. 조 구역장은 오직 신앙 안에서 ‘참’ 바쁘게 산다.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탈렌트를 다르게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성적인 탈렌트가 아닌 몸으로 기도하는 탈렌트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몸으로 봉사하고 몸으로 이웃에게 다가가며 신앙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배경석 주임신부가 무슨 일을 부탁하려는 듯 조 구역장을 불렀다. 본당 노인 신자들의 점심 식사를 위한 텐트를 설치하다 말고 두 손 가지런히 모으고 구역장이 달려온다. 그리고 “예. 신부님 여기 있습니다”라고 한다.
우광호 기자 woo@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