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알림마당

Home

게시판 > 보기

교구소식

본당반석 위에 튼튼한 하느님 집 지은 광북본당 이야기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8-10-05 조회수 : 1060

셋방살이 10년만에
공동체 땀과 기도로
 
“10년 셋방살이가 끝났습니다. 신자여러분, 절 받으십시오. 정말 그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2007년 12월 1일, 10년만에 지은 광북본당 새 성전 첫 미사에서 한 사내가 신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광북본당 총회장 배진열(바오로)씨. 신자들은 감격해 목이 멨다. 국수를 펄펄 끓여 잔치를 열었다.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함께 기뻐했다.

 
임시성전에서 8년을 살았다. 너무 좁았다. 연립주택 한 동을 뼈대만 남기고 헐어 소성전을 지었다. 신자들은 그 곳에서 TV를 보며 미사를 드려야 했다. 부활절, 성탄절 행사가 있을 때면 안양천 공터로 나갔다. 비라도 오면 낭패였다.
 

대부분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동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집 마련의 꿈은 놓지 않았다. 10년간 꾸준히 건축헌금을 따로 봉헌했다. ‘신문 한 뭉치가 벽돌 한 장’이라는 생각으로 5년 동안 폐지, 고철, 병 등 재활용품 수거도 했다. 영광으로 달려가 소금을 사오고, 무안에서는 양파를 공수해 매년 김장철에 팔았다. 묵주기도 200만단으로 마음을 모으며 개미처럼 푼푼이 힘을 모았다.

공사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성당을 짓는다하자 주변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부지 매입하는데만 5년이 걸렸다. 마지막 세 가구는 착공할 때까지 텃세를 부렸다. 공사가 시작되자 암반파쇄가 발목을 잡았다. 단단하고 큰 돌이 그 자리에 매립돼 있었다. 2개월이면 족히 끝날 토목공사가 8개월로 길어졌다. 신자들도 지쳐갔다. 돌은 좀처럼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본당 주임 민경국 신부는 주님께 왜 하필 이 곳에 집을 지으라고 하시는 건지 수없이 물었다. 노심초사하던 민신부는 결국 병을 얻었다. 심장병이었다. 그러나 고삐를 늦출 수 없었다. 수술을 하고 한달만에 퇴원해 완공에 박차를 가했다.

공사를 하는 동안 신자들은 인근 상가건물을 전전했다. 이사를 네 번이나 했다. 주변 눈치를 보며 설움도 많이 당했다. 밤미사 때는 시끄럽다고 경찰서에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크게 말도 못하고 마음껏 성가를 부를 수도 없었다. 한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이 모든 문을 닫아야 했다. 하루라도 빨리 내 집으로 가고 싶었다. 2007년 4월 부활절은 뚜껑만 덮은 공사현장에서 지냈다. 첫 세례자는 공사판에서 나왔다. 자정미사 때는 임시전력을 이용해 전등을 켜고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날이 추워지자 민신부는 성전 입주를 결심했다. 또 다시 겨울을 넘길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2007년 12월 1일, 공사가 덜 끝난 상태였지만, 성전을 꾸미고 첫 미사를 올렸다. 긴 세월, 마음 고생 몸 고생 끝에 지은 새 집, 신자들도 신부님도 눈물을 훔쳤다. 벨벳 느낌의 빨간 쇼파도 놓고, 아름다운 조경으로 정원도 꾸몄다.

시공회사인 HK건설은 축하의 뜻으로 스테인드글래스를 기증했다. 성당이 지어질 수 없는 곳에 지은 집. 8개월 동안 속을 썩였던 크고 단단한 반석 위에 지은 집.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마태 7, 25). 광북본당 신자들은 튼튼한 믿음의 반석 위에 새 집을 지었다.
 
 

임양미 기자 sophia@catholictimes.org



 

첨부파일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