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26일 새성당 봉헌식 갖는 북여주본당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9-04-19
조회수 : 1113
비닐하우스 성당서 생활하다 5년만에 건립
지역특산물 재배·판매하고 기도운동도 전개

북여주본당 주임 이인석 신부와 신자들이 새롭게 건립된 성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올해 부활. 용인대리구 북여주본당(주임 이인석 신부) 공동체는 부활하신 예수님께 큰 선물을 봉헌했다. 아니 예수님께 값진 부활 선물을 받은 건지도 모른다. 2004년 본당 설립 후 5년 만에 하느님의 집을 세우고 아늑한 공간에서 부활대축일을 맞이하는 신자들의 감회는 남다르다. 부활 제3주일인 4월 26일 오전 11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갖는 북여주본당 공동체의 성당 봉헌 뒷이야기를 담는다.
■ 2004년 10월 3일
허허벌판에 신자들이 모였다. 막상 다가오는 겨울추위를 피할 공간도 없었다. 신자들이 힘을 모아 비닐하우스 임시성당을 지었다. 컨테이너 5개로 교리실도 꾸몄다. 공동체만의 아늑한 공간. 그렇게 한 해를 보냈다.
2005년 12월 4일 공동체에 시련이 닥쳤다. 누전으로 불이 나 임시성당 절반이 불에 탔다. 십자가와 감실은 무사했지만 제의실에 있던 제의며 성광, 성합은 모두 탔다. 화재로 뻥 뚫려 바람이 들이치는 임시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신자들은 추위보다도 더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갔다.
■ 2008년 7월 13일
공동체가 입당미사를 봉헌했다. 2007년 5월 성당 기공식을 가진 후 1년 2개월 만에 세워진 새 성당. 미사 중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신자도 있었다. 내 손으로, 우리 공동체의 힘으로 세운 성당에서 기도하는 기쁨은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모른다. 신자 모두의 머릿속에는 비닐하우스 성당에서 보낸 3년 6개월이 한 장면씩 스쳐 지나갔다.
2006년 2월 성전건축위원회를 발족한 공동체는 신축기금 마련을 위해 두 가지 사업을 시작했다. 여주 특산물인 고구마를 재배해 판매하고 동시에 도자기에 성화를 새겨 넣은 ‘도판’도 제작해 팔았다. 신자들은 자신의 주업인 농사일을 제쳐 두고 고구마 밭을 가꾸고 도판을 직접 차에 실어 매주 교구 내 각 본당으로 찾아갔다.
밭농사 중에서도 가장 쉽다지만 본당 신자 대부분이 고령인데다가 바쁜 농번기와 재배시기가 겹치는 터라 어려움도 컸다. 모종을 심고 잡초를 뽑고 수확해 상자에 담는 모든 일이 벅찼지만 공동체는 힘을 모았다. 오로지 하느님의 집을 짓겠다는 하나 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당 주임 이인석 신부는 “신립을 받기도 여의치 않은 환경이었을 뿐 더러 성당을 짓기 위해 돈만 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두 가지 사업을 시작했다”며 “고구마와 도판 판매를 통해 신자들이 성당 건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일치하고 정성을 쏟았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전한다.
성당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고구마와 도판 판매는 단순히 건립기금 모금 뿐 아니라 성당건립에 대한 홍보에도 큰 역할을 했다. 본당 주임신부와 신자들의 지인 뿐 아니라 교구 곳곳에서 ‘성당 짓는데 고생이 많다’며 기도해줬다. 성당 건립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을 보내오는 이도 많았다. 공동체는 기도운동도 전개했다. 2006년 4월 본당 신축을 위한 묵주기도 100만단 봉헌운동을 시작해 4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교적 상 신자 1300여명, 미사에 나오는 신자가 채 500명이 되지 않는 공동체는 기도로 하나가 됐다. 비닐하우스 생활 3년 6개월은 고구마와 도자기, 그리고 기도로 그렇게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