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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공동체제21회 빈자리축제

작성자 : 서전복 작성일 : 2009-04-27 조회수 : 1246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으로 세상의 빈자리를 채우는 ‘빈자리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4월 26일 수원가톨릭대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장애인, 비장애인 2천 5백여 명이 모여, 장애라는 경계를 넘어 한마음으로 어울린 하루였다.  

 

 교구 사회복지회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전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주례의 기념미사와 장애인들이 직접 모델로 나선 ‘바오로 패션쇼’, 장애와 상관없이 축제 참가자 모두가 참여한 대형 미션 게임 ‘바오로의 여정’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먼저 교구 시각장애인선교회의 사물놀이 연주로 시작된 이날 미사의 입당예식에서는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총대리 이영배(안토니오) 신부, 교구 사회복지회장 이기수(요아킴) 신부 등 사제단의 입장에 앞서, 교구 내 장애인시설 이름이 적힌 피켓과 교구 장애인선교회 깃발이 등장하고 바오로 사도 복장을 한 장애인들이 바오로를 상징하는 성경과 칼을 들고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교구 장애인 선교회 회원들과 봉사자들이 함께 완필한 ‘바오로 서간’ 필사본이 예물로 봉헌되기도 했다.
 
 이어 이기수 신부의 개회선언과 축포 알림에 따라 축제 마당이 시작되면서 장애인들과 봉사자들로 구성된 총 8개 팀의 ‘바오로 패션쇼’가 펼쳐졌다. 각 주제에 맞는 분장과 복장을 갖춘 장애인들은 각종 소품을 활용해 성경의 내용을 표현하거나 인기 드라마를 패러디하는 등 다양한 끼를 발산했다. 

 참가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게 마련된 단체 게임 ‘바오로의 여정’은 청팀, 홍팀으로 나뉘어 대형 말판을 따라 세부 게임을 수행하면서 말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풍선탑쌓기, 과자 따 먹기, 대형 주사위 던지기, 스티커 붙이기 등 다채로운 게임들을 함께 즐기면서 축제의 열기는 고조되었다.
 
 
 이런 대규모 행사가 무사히 치러지기 까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교구민들의 정성어린 봉사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자그마치 6천여 개의 김밥을 즉석에서 만들고 닭강정, 오뎅, 음료 등을 정성스레 준비한 안양대리구 여성연합회 소속 21개 본당 249명의 봉사자들은 장애우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신이 났다.
 
 미리암재단에서는 교사, 장애우, 자원 봉사자들이 힘을 합해 화장실 청소를 도맡았다. “교구 사회복지회를 통해 늘 도움받기만 한 입장이었다가 사람들이 기피하는 화장실 청소를 택했다”는 박홍미(미리암) 씨는 “이번 화장실 봉사는 장애인들이 받기만 하기보다 남을 위해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점, 청소 후 소정의 월급을 지급받아 직업 교육의 의미도 지녀 일석 이조의 효과를 발휘한다”고 전했다. “좋아요, 즐거웠어요.”라고 말하는 지적 장애인들의 표정도 무척 맑았다.
 
 성빈센트청소년회 30여 명의 학생들은 의자정리부터 쓰레기줍기까지 행사 진행 곳곳에서 보조 봉사자로 일했다. “다들 즐기고 노니까 장애인들이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우리 역시 똑같이 즐겁고 재밌다”는 박은미(마리아), 신송이(요셉피나) 양은 “의자 나르는 것이 힘은 들지만 보람이 된다.”며 미소짓는다.
 
 아침 8시부터 행사장에 도착해 장애인들의 발이 되어준 교구 운전기사 사도회 회원들도 빈자리축제의 단골 봉사 멤버. 비록 하루 일당은 포기했지만 “이런 봉사는 흔쾌히 응한다.”며 “모든 회원들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운전기사사도회 정병하(야고보)씨는 전한다.
 
 패션쇼에서 바오로 역을 맡은 지적장애우 강정자 씨(둘다섯해누리)는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요. 내년에 또 왔으면 좋겠어요. 기분이 좋아 눈물이 났어요”라며 환히 웃었다. 또 아산에서 3월부터 선생님을 조르며 이 날만을 꼬박 기다렸던 성모복지원 청소년들은 춤, 게임, 주사위 던지기에 흠뻑 빠졌다. “오빠들이 위에 올라가 춤추는 게임이 너무 좋았다. 내일도 이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여기저기서 십대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여주라파엘의 집 시각장애인 박경미(영희 막달레나) 씨는 “기차놀이가 재미있었다.”며 비록 소리로만 축제를 느낄 수 있었지만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기쁨을 표현했다.
 
 축제는 나들이 하는 과정 자체가 힘든 지체 장애우들도 함께한 자리였다. 매년 참석한다는 최석호 씨(골롬바노, 분당성루카 성당)는 “하루 동안 다른 장애를 가진 이들을 보면서 나만 장애로 힘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데 위안을 받는다.”며 집에서만 있다가 맑은 공기도 쐴 수 있고 스트레스도 해소돼 좋다고 빈자리축제 참여소감을 전했다.

 
 이날 미사를 주례하고 행사장을 돌며 장애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기도 한 최덕기 주교는 “빈자리축제는 주님의 사랑 나누며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잔치”라며 “오늘 축제에서 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지속적인 사랑 실천을 통해 장애인과 함께하는 교회,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전복 명예기자
교구 홍보·전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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