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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하안본당 효녀, 견진받다

작성자 : 최효근 작성일 : 2009-05-10 조회수 : 1382
 
 5월 10일 안산대리구 하안본당(주임 김상순 신부) 견진성사 날, 부모님 대신 친구들의 축하를 받는 한 청년이 눈에 띈다. 청년성가대와 성소후원회에서 활동 중인 이정옥(아녜스. 25세) 씨.
 
 2007년 4월 세례 후 성가대의 알토 단원으로 성소후원회 막내로 활동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 어머니를 여의고 얼마 전 아버지마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밝고 활달하기만한 이 씨가 이날 견진성사를 받으면서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정옥 씨는 선천성 1급 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사고로 자리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의 대소변까지 받아가며 보살폈던 소녀가장이었다.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대신하여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든 이 씨는, 하안본당 신자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보조직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이 씨가 세례를 받게 된 것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 씨를 부모처럼 돌봐줬던 약사 부부에 의해서다. 처음에 부부는 이 씨가 부모님과 함께 순복음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쉽게 전교를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이 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결혼 전 원래 아버지가 천주교 신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면서 약사 부부는 매일 가정방문을 하며 이씨의 아버지를 다시 신앙의 길로 이끌었다고 한다. 이 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을 자녀처럼 돌봐 주고 열심히 뒷바라지까지 해 주는 약사 부부의 정성에 감동하여 냉담을 풀게 되고, 전동 휠체어를 타고 주일미사에도 다니게 됐다.
 
 이를 기념하여 약사 부부는 월 1만원씩 교무금도 내 주는 성의를 보여 주게 되었고, 이듬 해 인 2007년 이정옥 씨도 영세를 받게 되면서 비록 가난하고 힘들지만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가 집에서 혼자 일을 보기 위해 전동 휠체어를 타시다가 넘어져 자리에 눕게 되었고, 다시는 일어나지도 못한 채 대소변을 받아 내게 되었다. 약국 일을 하면서 아버지의 식사나 대소변도 받아 내는 것을 내색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주변에서는 아버지를 노인요양원으로 모실 것을 권유하였지만 이를 마다하고 3년 동안이나 계속 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영구 임대주택에서 살며 기초생활 수급비와 이 씨의 월급으로 생활비와 아버지 병원비를 내 왔기에 장례비 1천만원은 또다른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함께 활동했던 본당 청년들이 발벗고 나서 무사히 장례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정옥 씨는 “집에서 여러 차례 도망치고도 싶었지만 항상 함께 해 준 성당 청년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부모님의 병수발도 힘든 줄 몰랐다.”며 힘이 돼준 청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오늘 견진성사를 받으면서,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그동안 못 다한 신앙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 가슴 벅찼다”고 말했다.
 이정옥 씨를 줄곧 지켜봐 왔던 하안본당 박정자(글라라) 씨는 “늘 신앙인답게 생활한 효녀”라고 칭하며 “이 시대에 이런 아름다운 처녀가 있다는 것은 우리의 희망이며,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고 하는 어른들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이정옥 씨에게는 걱정이 남아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영구임대주택을 올해 12월이면 비워 주어야 하고, 그동안 아버지 병원비로 빚을 낸 돈을 갚아야 한다. 하안본당 사회복지분과에서는 이런 이정옥 씨의 어려운 사정을 돕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모으고 있다. (※후원 문의 :  하안본당 사회복지분과장 박기업 프란치스코 (011-312-6316)
 
 

최효근 명예기자

사진-성재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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