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 한 친교의 한마당
선교는 말이 아닌 복음적 삶을 사는 신앙생활의 결실이다.
지난 6월 19일 오후 7시. 수원 월드컵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선교 음악회가 열렸다. 300석 규모의 간이 의자와 무대 조명, 배경 스크린과 첨단 음향기기는 물론 수준급 공연과 관객들을 위한 음료와 차. 차려진 규모로 보아 최소 본당차원에서 마련됐음직한 공연이다. 하지만 수원교구 지동본당(주임 최석렬 신부) 4지역(지역장 임갑순 베드로) 공동체가 마련한 선교 음악회로 매년 하던 성지순례 대신 올 해 처음 여는 음악회다.
음악회를 찾은 이들에게 “함께 기쁨과 반가움, 따뜻함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는 본당주임 최석렬 신부의 권고를 통해 이번 음악회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선교 음악회이지만 그에 앞서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심리적 거부감을 없애는 한마디다. 최신부가 본당에 부임한 후 본당차원의 행사는 대폭 줄이고 모든 활동을 지역단위로 옮겨 각 지역마다의 특징과 장점을 살리도록 유도했다. 이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역 스스로의 노력과 연구를 가능케 했으며 특히 선교 부문에 있어 으뜸 지역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지역이 4지역이다.
5개 구역으로 편성된 4지역은 34명의 봉사자들과 교우들은 언제나 이웃들에게 먼저 목례와 인사를 건네며 좋은 이웃이 되고자 노력했고, 반모임을 통해 어려움 속의 이웃을 찾아내 서로 찾아가 살펴주었다. 그리고 찐빵과 양말, 김 등을 팔아 기금을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그래서 4지역은 삶 속에서 이미 좋은 이웃이 되었기에 언제나 선교 1등 지역으로 결실을 맺는다. 매년 70~80명을 입교시켰고 이번 달에만 벌써 20명을 넘기고 있다.
이날 음악회를 찾은 한 개신교 신자는 “동네 친한 언니들하고 왔는데 언니들 중 둘이 천주교 신자예요. 방송을 통해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생애를 보며 감동받았어요”라며 주저 없이 입교신청서를 냈다.
봉사자 지명자(로사)씨는 “천주교 신자들의 특징은, 저도 그랬지만 한 번 영세를 받으면 냉담하다가도 언젠가는 다시 회두합니다. 주일미사만으로 신앙이 깊어질 순 없습니다. 반모임 등 소공동체에 참여하고 스스로의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깊은 신앙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고 말한다.
지동성당 공동체의 모습과 고 김수환 추기경의 영상이 무대 뒤 스크린에 흐르는 동안 본당 음악봉사자들과 아름드리 찬양단의 노래에 어우러진 6월의 밤. 함께 나눈 정다움 속에 입교신청서는 하나 둘 포개진다. 지역 주민과 교우들 400여 명이 찾은 선교 음악회는 결실을 위한 하나의 계기일 뿐, 이미 지역 주민들에겐 일상을 통해 각인된 천주교인들이 그려져 있었다.
김재현 수원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