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심 성월을 맞아 지난 12일 율전동성당(주임 이용기 신부)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읍시다”라는 주제로 이정운(베드로) 몬시뇰의 특강이 있었다.
피정 형식으로 진행된 강의에는 200여 명이 참석하여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강의는 신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연기하고 감정을 표출하는 역할극 형식으로 진행되어 이채로웠다. 갑자기 주어진 간단한 시나리오에 따라 어머니, 아들(딸), 기차 역할을 맡은 3명의 신자들이 부딪히고 달리고 넘어지면서 실제 극한의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의 결단과 체험을 생생하게 표현해 냈다.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와 아들이 사랑의 눈길로 서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 아들은 기차가 달려오는 줄도 모르고 어머니를 향해 가고, 기차는 엄청난 속도로 아들을 향해 달려온다. 어머니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온 몸을 던져 기차를 붙들고 막아 내면서 쓰러진다. 자식을 살리기 위해 허리가 동강나 쓰러진 어머니를 지켜보는 자식은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버린 채 울부짖는다.
“하느님, 어떻게 해야 저희가 이 사랑을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그 거룩하신 사랑 저희도 살게 하소서”
눈 앞에 펼쳐진 역할극을 지켜보고 자식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어머니의 사랑을 묵상하며 눈시울을 적시는 신자들은 차분한 목소리로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이 몬시뇰의 간절한 기도에 깊은 묵상으로 빠져들며 숙연해졌다.
이 몬시뇰은 “사랑은 속도이며 즉각적”이라며, 건널목의 차단기는 ‘선을 행하라’는 마지노 선이고, 이 선을 넘게 되면 자녀가 죽는 것을 눈뜨고 못 보시는 하느님께서 이처럼 뛰어 들어 우리를 구해주신다”면서 죽음을 초월하는 희생,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불타오르고 있는 예수님의 마음, 성심(聖心)을 설명했다.
이어 열정적인 이 몬시뇰의 강의는 겸손과 가난, 용서, 가정성화를 위한 실천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다. 특히 가정성화와 관련하여 ‘나보다는 당신’이라는 ‘자기 포기로서의 그리스도의 구원의 모범’을 제시하면서, “가정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통해 서로 보충해 주는 관계, 서로 존경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랑에 비례하는 고통의 심화 속에서도 하느님의 역동성이 생활 속에서 계속 작용하도록 가슴으로 사랑하고 아낌없이 내어주고 섬기며 뜨겁게 살라고 당부하면서 “하느님과 인간과의 끊어진 관계를 죄의 회개를 통하여 다시 나아가도록 예수님께서 다시 이어주신다”고 강조하고 “좋은 어머니, 좋은 아버지로서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야 한다. 예수성심의 신심은 아버지, 어머니에게 고통을 드리지 않는 것이며 하느님의 마음을 잘 알아 계명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역할극 중 아버지역을 맡은 박상호(대건 안드레아) 씨는 “처음에는 아들과 같이 살고 싶었는데, 재현을 할수록 우리 아들을 살려야겠다는 절실한 마음 밖에 없었다”며 “초인적인 힘으로 기차를 막는 방법을 선택했다. 마음이 아프다”며 소감을 말했다. 딸 데레사역의 이강이 씨는 “제대 앞에서 내 죄로 인해 선을 넘어 고통을 당하신 예수님 마음에 눈물이 났다”면서 “죄인을 사랑하시는 예수님께서 열심히 살라. 나는 너를 이미 용서했다고 하신 것 같다. 정지선을 생각하고 하루에 두 세번은 돌아봐야 겠다”며 결심을 밝혔다.
“차단기 이야기를 묵상하다가 그동안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넘겼던 생각이 났다”는 손미경(스텔라) 씨는 “그 순간마다 예수님께서 보호하고 지켜주셨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며 “예수님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울먹였다.
“인간의 마음과 하느님의 즉각적인 사랑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어머니 생각이 났다. 예수님처럼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다”, “예수님을 사랑해야겠다. 계명을 잘 지키면서 예수님이 사랑한 만큼 많이 사랑해야겠다”
이날 강의를 통해 용기를 충전한 모두는 “하느님의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돌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힘차게 부르는 성가에 굳은 의지와 선교에의 결심을 싣고, 성심에의 초대에 한 걸음을 성큼 내딛었다.
서전복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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