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안양대리구 왕곡본당(주임 유승우 신부)에서는 교육분과 주관으로 선교분과와 예비신자 교리교사회가 함께 한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우리는 하나’라는 주제로 2007년 4월 8일부터 2009년 6월 14일까지 7차례에 걸쳐 왕곡본당에서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들을 초대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성전에서 이뤄진 1부 행사는 복음성가 부르기와 기수별 인사와 소개, 주임신부와 함께 하는 시간(영상 감상, 복음묵상과 작업, 그림을 통한 삶과 신앙 성찰, 자기 사명서 쓰기, 촛불과 함께 그림과 편지를 제단에 봉헌하기) 등으로 끝을 맺었다.
성당 마당에서 이뤄진 2부 행사에서는 작은 모닥불을 피우고 함께한 모든 이가 손을 잡아 동그란 원을 그린 후 흥겨운 노래도 부르고, 각자에게 주어진 풍선에 내가 버려야 할 것(미움, 시기, 질투 등)을 불어 넣어 시원하게 터뜨려 버리기도 하고, 봉사자들이 숯불에 맛있게 구워낸 삼겹살을 나눠 먹으며 화기애애한 친교의 나눔 시간을 가졌다.
하우현본당 관할구역으로 이사를 간 안상숙(베로니카, 07년 4월 세례자)씨는 “마치 친부모 형제를 만난 듯 반갑다”며 “신부님도 뵙고, 한 아파트에 같이 살던 동생도 만나니 감개가 무량하고, 주일을
열심히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오늘 이 자리르 통해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신다는 확신과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종옥(엘리사벳, 07년 12월 세례자)씨는 “직장에 다니느라 주일만 지키다 보니 같은 시간대에 만나는 사람들을 얼굴만 보고 지나쳤는데 이런 시간을 만들어 줘서 참 좋다”고 말하며, “오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서, 이제는 만나는 사람들과 눈인사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개신교에서 개종한 신자로, 본인도 인정하는 까칠한 성격 때문에 본인도, 봉사자도 힘들게 했던 이승숙(안나, 07년 12월 세례)씨는 지금은 성모회원으로 성당의
힘든 일은 마다 않는 일꾼이 되었다. “가톨릭 신자는 냉정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아는 사람들 하고는 친한데, 타구역이나 타본당 사람들한테는 쌀쌀 맞은 것 같다”라고 비판의 소리도 아끼지 않는 이가 ‘이런 만남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2007년에는 딸 김나영 (아녜스)가, 지난 6월에는 아들 김민수 (요셉)이 세례를 받은 이정순(로사)씨는 “세례를 받고 성당에 열심히 다니는 두 아이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특히 ‘엄마가 교회에 다니시면 안되요?’ 했던 아들이 세례를 받고 주일학교에서 봉사를 한다니 춤이라도 출 듯 기쁘다”고 전했다. 아들 김민수 씨는 근처의 성결교회에 16년 동안 다니면서 청소년 부흥회 집회도 운영하던 아들은 지난 해 사순시기에 아버지가 입원을 했을 때 레지오 단원들이 와서 지극 정성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개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교육분과장 조희남(데레사)씨는 “참석인원이 많지 않지만 오늘의 이 만남이 불씨가 되어 열심한 신자들은 더욱 열심해지고 쉬고 있던 교우가 있다면 하느님께 돌아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다.
▼ 세례자 재만남 2부 행사에서 함께 손을 잡고 모인 왕곡본당 세례자들과 주임 유승우 신부 (오른쪽에서 세번째)
교육분과에서는 지난 5월부터 이 행사를 준비했다. 명단을 파악하고 일일이 전화 연락을 하여 주소 확인을 하고 만남의 날 공지 엽서를 보내고 다시 전화로 참석 여부(인원수 파악을 위해)를 묻는 열성을 보였다. 일전에는 지난 4월 26일 견진성사를 받은 이들에게 관리 차원의 글을 보냈었는데, 힘든 상황에 있던 이가 그 글을 통해 ‘힘내서 열심히 생활하겠노라’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교리교사회 회장 김윤희(안나)씨는 “오늘 참석한 인원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참석 대상자들의 신앙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데 더 의미를 두고 싶다”며 “세례 후 신앙생활에 대해 일일이 신경을 쓰기가 어렵긴 하지만 늘 궁금하고 걱정이 되었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되니 좋다”고 말했다.
왕곡성당에서 세례와 중학생 이상의 첫영성체 받은 전체 대상자는 115명이다. 그 중에 19명은 이사 등으로 인해 타 본당 관할로, 8명은 이민, 유학 등을 이유로 외국에 거주하거나 학업을 위해 지방에 거주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남은 88명 중에 12명은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 학원 때문에, 대답 없음 등을 이유로 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 중 ‘만남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40여 명이었다.
신영세자 관리 프로그램은 세례 이후에도 신앙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또 쉬고 있던 세례자가 있다면 그들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목적을 갖는다. 따라서 오늘 ‘만남의 날’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 본당은 쉬고 있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이끎으로, 또 타 본당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그쪽 본당과의 연계를 통한 방법 등을 통해해 여러 방안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주임 유승우 신부는 “신앙과 삶이 분리되어서는 안 되고, 신앙과 삶이 하나로,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재미있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서 오늘의 이 재모임이 좋은 묵상의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윤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