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서 모든 이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특별히 가난한 이와 소외된 이와 함께 하며, 주님 안에서 늘 기쁘게 살아가겠습니다” 라며 야무진 포부를 가진 한 사제를 만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이끌어 주셨다. 8월 25일 성포동본당 저녁미사를 주례한 새 사제 이중교 신부. 미사 후에는 저녁도 굶은 채 1시간 넘게 안수를 집전하는 사제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이번 2009년도 서품식에서 새 사제로 발걸음을 뗀 이중교(야고보) 신부는 이날 강론을 통해서 자신의 성소와 사제가 되기 까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다른 이에게 기쁨, 사랑 주는 사제가 되고 싶어서 유아 영세를 받고 첫 영성체 후 복사를 서면서 사제의 꿈을 조금씩 키워갔고,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아픈 체험을 통해 사제의 꿈을 굳게 다지게 되었다고 전한 이중교 신부. 그 당시 이 신부는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인해 어려운 형편이 되어서 주일학교마저 다닐 수 없는 상황까지 갔었다고 했다.
“어머니가 복사단 자모 모임에 나오지 못하기에 복사를 그만 둬야 한다기에, 눈물을 흘리며 집안 사정 얘기를 했지만, 원칙이라 어쩔 수 없다는 수녀님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서러움과 원망으로 성당 문을 박차고 나오면서, ‘이렇게 차갑고 사랑이 없는 성당을 다닐 필요가 없다’며 눈물 흘리며 입술을 깨물었을 때, 마침 사제관에서 내려오시다 상황을 알게 된 주임 신부님께서 사제관으로 부르시더니, ‘나중에 사제 서품 받으면 너처럼 어려운 사람들 사정을 알아주는 사제가 꼭 되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다짐했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사제가 되자고 말입니다.”
‘내가 기뻐야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한다’고 생각하기에 사제서품 성구 역시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필립 4, 4)로 정했다는 이중교 신부.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과 함께 하기를 일찌감치 굳게 다짐한 이 사제는 상본 이미지 역시 예수님 품에 안긴 장애아들이 예수님을 보며 활짝 웃는 모습과 성가정 이루고 있는 모습, 해맑게 웃고 있는 농부와 아들 그림을 택했다. 또 특별히 선배인 정지용 신부를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성인으로는 성 김대건 신부를 꼽았다. “모진 박해 속에서도 선교의 열정을 불사르는 정신을 본받고 싶어” 김대건 신부를 닮고 싶다는 이중교 신부는 가난한 이와 함께하고자 이번에 아프리카 선교사로 지원한 정지용 신부의 모습에 감동 받았고, 자신도 그 모습 본받아 기회가 된다면 꼭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돕는 선교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명영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