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는 이미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1970년 4.53명이었던 출산율은 1983년 인구대체수준(2.1명) 이하로 하락했고 2000년대 초반부터는 1.1명대로 주저앉았다. 인구보건협회가 지난 11월 18일 발간한 ‘2009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 평균(2.54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22명이다.
혼인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른 출산의 지연, 독신가구 증가, 자녀 1인당 양육비 증가 등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저출산은 생산인구의 감소, 잠재성장률 저하, 사회보장 재정 부담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는 사회적 ‘재앙’이다. 불안은 교회에도 영향을 미친다.
교구 교세통계에 따르면, 2001년 만 1~12세 신자 수는 74,790명이었지만 2008년에는 7천여 명이 준 67,647명이다. 매년 천 명 이상씩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교구 신자는 18만여 명 늘었다. 12세 이상 신자 감소는 2007년과 2008년 교세통계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한 해 동안 만 1~6세 신자는 625명, 만 7~9세 949명, 만 10~12세 649명 줄었다. 이 기간 만 50~59세 신자는 만 명 가까이 늘었다.
교구장 중점사목방향 해설집은 ‘교회 내외의 많은 미혼 남녀들을 대상으로 혼인의 아름다움과 신성함, 혼인과 사랑의 결과인 출산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가르침을 전달해야 한다. 교회의 노력으로 위기를 해결해나감으로써 교회는 이 현실 속에서 그 미래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물론 가정과 혼인, 생명에 대한 교회의 근본적인 가르침들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교육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낙태, 피임 등 오늘날 생명의 요람으로서의 가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부분에 대한 교회의 강력한 반대 입장을 널리 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더불어 혼인과 출산을 장려할 수 있는 교회 차원의 실질적인 움직임도 있어야 한다. 교구 또는 본당 차원에서 다자녀 가정에게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기를 한 명도 낳지 않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지원이 실효성 있을지 숙고해야 한다. 최근 나온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경제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 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지. 이것이 오직 사회만의 책임인지에 대해 성찰하고 교회의 역할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교회 고령화도 심각하다. 2001년 5만여 명을 조금 넘었던 교구 만 50~59세 신자는 7년만인 2008년 두 배(102,890명)로 늘었다. 2001년 만 70세 이상 신자는 30,203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만여 명을 넘었다. 비교적 젊은 교구라는 특징을 지닌 수원교구, 하지만 십년 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승환 기자 ( lsh@ca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