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내적 성숙 바탕돼야 선교 가능”
아직까지 대부분 신자들은 왜 선교를 해야 하는지, 내가 전하는 것에 대한 확신과 체험은 있는지 판단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신자가 아닌 이들을 인도하는 것만을 선교라 여기고 있다. 선교경험이 없는 신자 다수가 선교 실천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 ‘자격이 부족하고 쑥스럽다’를 꼽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한편 ‘선교를 왜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교구 신자 10명 중 3명(32.7%)은 ‘구원의 확신은 선교로 표현되는 것이라서’(교구 2008년 신자의식 조사분석 보고서 Ⅰ, 86쪽)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구원을 어떻게 확신하고 선교로 이어나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내놓을 수 있다.
최근 교회 안에서 시도되는 선교 프로그램들을 분석하면 ‘은사(charism, gift)’ 체험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은사의 체험, 은사의 발견을 통한 구원의 확신이 선교를 가능케 한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체험과 확신이 바탕이 될 때 자발적인 선교에 나설 수 있다.
자발적인 선교가 가능하려면 우선 신자 자신부터 내적으로 성숙해야 한다. 내적 복음화의 과제이기도 한 영적성숙과 순교영성 함양을 통해 신자 개개인이 구원의 확신을 갖고 선교에 대한 사명감을 가슴에 심어둬야 한다.
대리구와 본당 차원에서는 신자들이 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선교를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교방법들을 시도해야 한다. 교구 신자들의 절반(46.5%)은 선교 교육 때 꼭 포함될 내용으로 ‘다양한 선교방법 소개’를 꼽았음을 감안해야 한다.(교구 2008년 신자의식 조사분석 보고서 Ⅰ, 97쪽)
교구 복음화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선교교육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선교방법을 익히고 공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터넷 등을 활용한 선교방법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야 한다. 포털사이트 ‘지식검색’란을 통해 한 해 동안 100여명 가까운 예비신자를 성당으로 인도한 서울 명동성당의 한 신자는 “인터넷에는 성당에 다니고 싶지만 이끌어주는 이가 없어 주저하는 ‘젊은’ 예비신앙인들이 셀 수 없이 많다”며 “가두선교도 물론 필요하지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교회의 선교방법도 틀을 깨고 진화해야 한다”고 전한다.
선교를 위한 신자 자신의 성숙, 그리고 직접 선교를 위한 다양한 방법 모색과 더불어 천주교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것도 간접 선교 측면에서 간과해서는 안된다.
신자 개개인이 ‘신앙인’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앞장서 할 때 교회에 대한 사회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질 것이고 이는 어떤 선교보다도 값지다. 우리는 이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했을 때 이를 깊이 경험했다.
이승환 기자 ( lsh@ca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