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는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가 창립자인 성 에우제니오 드 마제노 축일을 기념해 지난 21일 율전동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 대사와 11명의 사제단이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각계의 수도자, 후원자 등 2백여 명이 참석하여 뜻 깊은 수도회의 기념일을 축하했다.
오스발도 파딜랴(Oswald Padilia) 교황대사는 강론에서 “필요한 이들에게 베푸는 일들은 예수님께 해드리는 것이며 이런 일들을 통하여 예수님의 얼굴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라며 “제한된 재정과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지역 교회를 위해 헌신한 수도회의 봉사”에 감사를 표했다. 또 “수도회의 선교적 열정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을 확신한다.”면서 “하느님께서 오직 선교사만이 가질 수 있는 영적 위안과 함께 수도회가 하는 모든 일에 축복해 주시길” 기원했다.
1990년 한국에 진출한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Oblates of Mary of Immaculate)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이라는 카리스마에 따라 노숙인 센터 안나의 집, 버림받은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쉼터, 광주와 평택의 이주노동자센터, 아주대병원과 분당 서울대병원 원목실 등에서 다양한 사회 복지와 선교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 현재 77개국에 45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사제 7명, 수사 4명으로 총 11명의 회원이 있다.
한국에 파견된 지 18년이 된 마우리찌오 신부(평택 외국인복지센터 소장)는 “지난 18년 동안 (한국 신자 분들은) 우리가 배고팠을 때 밥을 내주시고, 한국말을 몰랐을 때 부족한 발음을 이해해 주시고, 우리가 외로웠을 때 사랑을 많이 해주셨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블라띠 수도회는 선교 정신이 투철하다.”고 말한 김 데레사 수녀(세례자 요한 수녀회)는 “오블라띠 수도회 수도자들은 현지에서 영어를 쓰지 않고, 한국어를 써서 한국어를 보다 빨리 배운다”고 전하고 “같은 수도자지만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선교 정신의 모범이 되고 있고, 오블라띠 수도회가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하느님께 감사할 일인지 모른다.”며 20주년을 함께 기뻐했다.
광주 이주사목센터에서 축하해주러 온 노라와 마리안 씨는 “Happy 20th Anniversary”를 외치며 “앞으로 수도회가 더 튼튼해지고 널리 퍼져서 사랑을 나누고, 이주민들과 노인들과 같이 끝까지 함께 하기를” 기원했다.
맹희재(일월본당, 요셉피나) 씨는 “매달 일월성당에서 넷째 금요일 열시에 후원회 미사가 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우리가 못하는 일을 대신 해 주셔서 항상 고마움을 느끼는데, 날로 발전해서 이 세상의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블라띠 수도회 한국지부장 제임스 신부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지난 20년 동안 외국신부로서 건강하게 잘 살아가도록 해준 한국 교회에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주님의 좋은 말씀을 선포하는 우리 수도회가 카리스마에 따라 잘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오블라띠 수도회는 한국 오블라띠 회원을 양성하여 다른 나라에 선교사를 파견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열정을 다해 사랑하고 봉사할 계획이다. (수도원 031-268-7145, 안나의 집 757-6336)
서전복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