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리구에서 주최하는 제11차 수원 순교자 현양대회가 9월 16일(목) 수원성지 야생화마당에서 거행되었다. 수원 순교자 시복과 수원 순교성지 성역화를 위한 지향을 두고 열리는 현양대회는 1부 로사리오 기도, 현양 십자가의 길에 이어 현양미사가 봉헌된 후, 순교극 공연과 유해현시 및 공경(7위 성인순교자 유해), 수원성지 관련 영상(CD)상영으로 구성된 2부로 마무리되었다.
현양미사는 수원대리구장 최재용(바르톨로메오) 신부와 수원대리구 사제단 공동으로 봉헌되었다. “오늘은 지금으로부터 144년 전 병인박해(1866년) 시절, 신앙선조님들이 참수치명하신 날”이라고 밝힌 최재용 신부는 “올해로 11번째 수원순교자 현양대회를 맞이하게 해주심에 감사드리고 은혜를 구하자”고 전했다.
미사 후 특강은 수원교회사연구소장 정종득 신부의 강의로 이뤄졌다. 수원성지에 대해 설명한 정종득 신부는 수원의 명소로서 갖는 수원성지의 역사적, 현재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선조들이 심문 받는 소리가 지금도 생생히 들리는 것 같다”며, “수많은 보화가 묻혀 있는 이 순교성지를 발굴하고 복원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줄 이 모든 지역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신부는 중인 이하 일반인과 천민들이 심문을 받던 화성의 이아(화청관)와 조선시대 감옥터로 옥고와 심문을 받던 중영(토포청), 참수형에 처해 몸을 성 밖으로 내 던지던 동남각루와 참수된 천주교인을 목매달아 놓았던 남암문(시구문),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장살형(몽둥이)이 집행된 팔달문(남문), 장안문(북문)밖 장터 등 역사 속에 살아있는 순교 터를 세세히 소개하기도 하며 “하느님의 사랑이 내 뼛속 깊이 골속에 새겨져 있고 내 살은 하느님의 은총에 젖어 있다. 나는 주님 안에서 죽은 몸이요. 나는 주님 안에서 행복합니다.”라는 순교자의 말씀을 전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2부 순교극 공연은 이번 현양대회 주제인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카 10,20)는 성경 말씀을 주제로 한 성극이 펼쳐졌다. 내용은 병인치명사적 중 수원과 근교 지방에서 체포된 천주교인들이 이곳 수원 화성으로 압송되어 모진 고문과 박해 속에 처형당하며 당당히 목숨을 바쳐 순교하신 성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권선동본당 신자들이 대리구 대표로 직접 극을 꾸몄다.
“아마추어라 심적 부담이 컸지만, 막상 대본을 받아들고 각자 역할이 주어지니, 단원들 모두 순명하는 마음으로 순교자의 삶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권선동본당 정순복(로사) 씨는 “그 당시 교우들은 박해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당당히 순교하였는데 지금 우리들은 그러한 삶을 본받을 수 있을지 사뭇 부끄러워서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며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사랑의 불빛이 되어 어둠을 밝히는 신앙인으로 거듭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복자후보로 추천된 수원 순교자 8위는 지다두, 박의서, 박원서, 박익서, 원방지거, 윤바오로, 김사범, 박말구와 심응영(뽈리 데시데라토, 파리 외방 전교회)신부 등이다.
서기수, 조정현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