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지난 9월 21일 저녁 6시 40분 경, 추석 연휴 준비를 보내기 위해 본가에 내려가 있던 수원 칠보본당(주임 이상영 신부) 우제상(안드레아) 사무장은 수도권 일대에 침수 피해가 크다는 TV 뉴스 보도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해 대부분이 고향집에 내려갔을 텐데, 집이 물에 잠겼으니 얼마나 황당하고 막막할까….’
그때 사무장을 찾는 전화벨이 울렸다. 칠보성당이 침수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놀란 사무장은 그 길로 곧장 성당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성당 앞 도로는 완전히 침수됐고, 성당 지하 주차장 입구를 통해 유입된 비는 지하 기계전시실과 지하 주방을 물에 잠기게 했다. 이번 호우로 기계전시실의 냉난방 시스템 및 공조기, 소방·배수 설비 등 주요 전기 기계 설비와 지하 주방의 주방기기, 난방 보일러 등이 침수돼 약 1억 5천만 원 이상의 침수피해를 입었다.
신자들은 망연자실했다. 2003년 6월 착공해 2004년 준공한 이 성당건물은 1994년 본당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은 성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성전이 완공된 지 6년 만에 성전 봉헌식을 계획해둔 터라, 이번 침수피해로 본당 신자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가 크다.
칠보본당의 이번 침수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수원 호매실 택지지구 개발 공사와도 맞물려 있다. 개발업체가 성당 앞 20m 도로에 개설한 높이 40cm 상당의 임시 도로 때문에 빗물이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성당 지하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택지개발 토사 운반 차량에서 떨어진 토사도 배수구를 막아 도로 침수 피해를 가중시켰다. 또 개발업체측에서 성당 인근 임야 지대를 모두 포장한 탓에 빗물이 지표면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성당 앞 도로로 집결돼 칠보본당이 입은 피해가 더욱 커졌다.
본당 신자들은 칠보본당 공동체 일치와 조속한 수해 복구를 위한 기도회를 매일 열고 있고, 주일 오후 2시부터 성당 청소 및 조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본당 신자들의 힘만으로 수해 피해를 복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칠보본당은 수해 복구 헌금과 냉난방기를 봉헌받고 있다.
우제상(안드레아) 사무장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침수피해가 우리 본당에서도 일어날 줄 몰랐다”면서 “난방이 필요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번 침수 피해로 냉난방 시설이 모두 침수돼 난감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도움주실 분 신협 03230-12-001204 천주교유지, 031-296-7778 수원교구 칠보본당 사무실
임양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