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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공동체오전동본당 글로리아 성가대

작성자 : 김윤희 작성일 : 2010-11-01 조회수 : 775
 
 
 올해로 창단 5주년을 맞는 오전동본당(주임 전합수 신부)  글로리아 성가대는 평균 나이가 59세이다. 40대부터 70대 초반까지 32명의 기혼 여성들로 구성돼있지만, 연습시간만큼은 나이를 벗고 여고시절로 돌아간다.
 
 이들이 성가 전례봉사에 나서는 9시 미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김없이 새벽같이 일어나야 한다. 8시까지 연습에 나가려면 가족들의 아침식사 준비를 마치고 집안일에 몸 단장까지 마치고 집을 나서야 하고, 또 미사 후에도 연습이 이어지지만, 불평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매 주일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춘기 소녀들의 모습을 단원들로부터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연습 출석률이 95%에 육박한다. 특별하게 건강이 좋지 않거나 꼭 참석해야만 하는 가족 행사 외에는 좀처럼 결석을 하지 않는단다. 아마 이런 열정은 지휘자 박순혁(바오로) 씨의 노력 때문이기도 하다. 단원들은 “성악 전공도 아닌 우리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애쓰는 열정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휘자 박순혁 씨는 “목소리가 안 나오는 아침 시간에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고, 미사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단원들을 칭찬하면서 “단원들이 나이가 있어서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쩌나 늘 걱정하는데 그런 일 없이 모두에게 건강을 주심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단원 모두가 늘 ‘주님께서 부르시어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는 순명의 마음으로 찬미하고 있다고 감히 고백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글로리아 성가대는 성가를 부르고 싶은 이들의 기도로 시작됐다. 2005년 10월 31일 정식으로 창단하기 전까지 기도를 통해 준비했고 40여 명의 단원들로 첫 발을 내디뎠다. 단복도 지원받지 않고 단원들이 스스로 본당 내에서 주방용품을 판매하거나 하면서 준비했다고 한다. 같은 본당 소속인 연기자 김지영(막달레나) 씨도 도움을 보태줬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합심해서 성장해나갔기 때문에 이들은 더욱 한가족으로 뭉칠 수 있었다. 목포로 이사를 간 한 단원은 자녀 집(오전동)에 올 일이 생기면 친정집 찾듯이 “함께하던 때가 그립다”며 성가대를 방문하곤 한다.
 
 “9시 미사도 성가로 봉헌하니까, 교중미사가 2대인 것처럼 미사가 풍요로워져서 좋다”고 말한 전합수 신부는 “글로리아 성가대가 능동적으로 활동해나가고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열심히 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성가를 부르고, 단원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더 젊어지는 것 같다”는 단원 이옥화(카타리나, 71세)씨는 세상을 떠난 남편 덕분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남편이 병이 깊어지면서 성당에 가자고 했었는데, 아마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혼자 남겨질 내가 걱정이 되어서 성당에 맡겨놓을 작정을 했었던 것 같다”고 말하는 이옥화 씨는 “성가대 활동 때문에 마음만은 20대”라고 말했다.

 
 “창 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이들은 2010년 10월의 마지막 날, 창단 5년을 맞아 ‘10월의 멋진 날’을 개사한 곡을 부르며 자축했다.
 
 “앞으로 10년 더 봉사할 수 있을까? 청각이 무뎌지면 안 되는데...” 50대 후반인 지휘자 박순혁 씨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김윤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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