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섯해누리(관장 김상문 신부)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24일, 예수성탄 대축일 밤 미사 중에 둘다섯해누리 생활인 35명이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것이다. 또 6명은 첫영성체를 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둘다섯해누리 천사들의 아름다운 성호경 율동과 함께 시작한 미사는 생활인 가족, 인근에 위치한 사강보금자리 시설 가족들, 생활지도교사들, 직원 등 2백여 명이 참석하여 이들의 세례를 축하하는 한편 예수성탄의 기쁨을 함께 했다.
특히 이번 세례식은 2008년 9월 8일 둘다섯해누리가 설립된 이후 생활인 대상으로는 처음 거행된 것이라 의미가 깊다. 그동안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세례를 받지 못하고, 첫영성체를 할 수 없었던 41명의 생활인들은 지난 10월부터 3개월간 부모의 동의하에 원장아빠인 김상문 신부에게 직접 교리를 배웠다. 성호경을 중심으로 창조주 성부 하느님, 십자가를 통해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을 보여준 성자 예수님, 삼위일체 신비 안의 성령님, 그리고 성모님과 아빠 요셉을 조금씩 알아갔다. 비록 지적장애, 자폐장애로 인해 여러 가지로 불편하지만, 복도를 지나가면서도 성호경 노래를 흥얼거리고 미사곡 율동을 열심히 연습해가며 체계적인 교리와 율동, 미사봉헌을 통해 사랑이신 하느님을 몸으로 체험하고 익혀 나갔다. 생명의 빵인 성체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제는 영성체 예식 때에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물으면 “아멘”이라고 크게 응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기적을 가능하게 한 것은 생활지도교사와 자원봉사자, 기관장 신부의 정성어린 보살핌과 사랑이었다.
관장 김상문(베드로) 신부는 강론에서 “이제 내 자식이 아니라 하느님께 봉헌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돌보아야 할 예수님 41명이 새롭게 탄생한 것입니다.”라고 기뻐하면서 “십자성호를 통해 우리 친구들 역시 신앙을 증거할 수 있다”며 “앞으로 세례식과 첫영성체를 한 41명의 친구들은 둘다섯해누리 안에서 계속 미사를 봉헌하면서 평생 예수님에 대해 알아가고 교리를 배워나갈 예정”이라고 지속적인 교육 계획을 밝혔다.
올해로 설립된 지 만 2년째 접어든 둘다섯해누리(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588-1)는 교구 사회복지법인 산하시설로서 가톨릭 사회 복지 정신에 입각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고 나누는 행복한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중증·지적·자폐성 장애인들을 그 대상으로 한 중증장애인요양시설로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생활동을 비롯해 체육관, 극장, 카페, 프로그램실을 갖췄으며 치료를 위한 원예 온실 등 첨단 시설과 승마치료를 비롯해 각종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갖췄다.
단체사진 자리배치에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러나 해맑게 웃는 친구들의 모습에 덩달아 기뻐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호경을 바치는 이들의 미소가 보고싶다면,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주일 3시에 누구에게나 개방된 미사에 참여하면 된다. (☎031-357-1945 www.haenuri.or.kr)
서전복 명예기자
*사진제공-둘다섯해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