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몬시뇰은 이러한 노력을 지속, 최근엔 신자들의 삶 깊숙한 곳에서 참 경신례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전례사목사전’을 번역, 출간했다. 이 사전은 최 몬시뇰이 전례를 공부하고 가르친 43년간의 소명을 근간으로 번역한 책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교회 모든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 바로 ‘전례’입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전례생활’을 해 왔습니다. 미사, 칠성사 등 실질적인 신앙생활은 모두 전례 생활입니다. 이 책이 사목자들과 신자들의 살아있는 전례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서적이 되길 바랍니다.”
한국교회 전례학의 기초를 닦은 최 몬시뇰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변혁을 온몸으로 체험한 장본인이다. 1961년 1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유학을 떠난 최 몬시뇰은 1962~65년 로마에서 열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물결을 현장에서 목도했다.
공의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전례’를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때였다. 교리신학을 전공하고자 오스트리아로 건너갔던 최 몬시뇰은 진로를 수정해 1964년 독일 트리에 전례연구소로 들어갔고 5년간 전례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가톨릭신학대에서 15년간, 수원가톨릭신학대에서 20년간 전례학을 가르쳤다. 그런 그가 현직에서 마지막으로 번역·집필에 나섰던 책은 다름 아닌 ‘사전’이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전례 쇄신운동을 둘러싸고 신진파와 보수파가 대립 했고 그 투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지요. 하지만 전례가 무엇인지를 올바로 인식한다면 그런 혼란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시작은 전례의 용어와 개념을 제대로 아는 것이기에, 전례사목사전 번역본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최 몬시뇰은 최근 결성된 전례학회(회장 정의철 신부)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젊은 사제들이 모여 ‘전례’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입니다. 전례의 참 의미를 밝혀, 전례가 신자들의 신앙생활 안에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사제로서 47년의 삶을 ‘전례’와 함께 해온 그에게 ‘전례’란 무엇인가 물었다.
“전례는 교회의 ‘생명’이지요. 야고보 사도의 말씀처럼, 실천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그 믿음을 실천하는 길이 바로 ‘전례’입니다.”
‘전례사목사전’(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601쪽/3만원)은 최윤환 몬시뇰이 번역한 독일 아돌프 아담과 루페르트 베르거의 전례사목사전 초판에, 황치헌 신부(수원교구)·장신호 신부(대구대교구)가 번역작업을 도운 루페르트 베르거의 전례사목사전 1999년 개정판이 더해져 선을 보이게 됐다.
전례 용어와 개념, 기원과 역사적 발전 등을 비롯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전례 쇄신 과정과 새로운 연구, 문제 제기 등도 상세히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