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대축일 미사를 드리는 9월 18일. 순교자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인 순교자 이성례 마리아의 삶이 고등동성당(주임 현재봉 베드로 신부)에서 뮤지컬로 공연됐다.
839년 기해박해 때 포졸들에 의해 포도청에 갇힌 마리아는 모진 고문과 영양부족으로 젖먹이 스테파노에게 젖을 먹일 수가 없어 어린자식들이 굶어죽게 되자, 마음이 흔들려 배교하게 된다. 그러나 아들 최양업 토마스가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중국에서 유학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체포되어 형조로 압송되지만, 이미 어린 아들의 죽음을 겪은 마리아는 비장한 마음으로 감옥살이를 하며, 용감한 신자들의 격려로 순교의 용기를 갖게 된다.
사형을 선고받고 재판관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자식들에게 “절대로 천주와 성모마리아를 잊지 마라. 서로 화목하게 살며, 어떤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서로 떨어지지 말고, 맏형 토마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려라”라는 유언을 남긴 마리아는, 당고개 형장으로 끌려가 참수형을 받고 영광스럽게 39세로 순교하였다.
주임 현재봉 신부는 “성직자 대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평신도 대표 정하상 바오로의 삶은 그리스도의 모습 그대로이다”라고 말하며 “우리도 매일 매일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하느님께 열심히 기도드리자”고 당부했다.
또한, “순교와 박해는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종교 지도자가 추방당하고, 북한에서는 박해가 자행되고 있다”고 전하며, “내가 어떻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를 닮은 삶이 되는 것일까? 정성과 노력을 다하여 목숨을 걸고 꾸준히 예수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순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교는 ‘적극적인 선교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선교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필사의 조건이다. 천주교 신자로서 십자성호 긋는 것도 작은 순교이며, 세상 사람들이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들의 비난을 일축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삶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창남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