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교구 심포지엄 ‘나에게로 오너라’가 10월 6일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를 비롯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1천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냉담 교우 예방과 회두를 위한 교회의 사목 대안 찾기’를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기조 연설 ▲ ‘급변하는 현대사회 문화를 통해 본 냉담 현장’ 발제 ▲ 냉담 교우 찾기 운동사례 발표(사제·평신도)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시대가 원하는 교회상’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교구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충분히 복음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 세속화된 문화의 영향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교회를 떠나 생활하는 비율은 점점 높아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은 바로 지금이 우리가 ‘냉담 교우’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총대리 주교는 “교회의 선교가 밖으로 복음을 선포하는데만 주력하고 복음화를 위한 내적활동을 소홀히 하면 수적으로 교세는 증가 할 수 있으나, 내적으로는 냉담교우가 속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내적복음화와 외적복음화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함께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후 “우리 스스로 내적복음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나의 내적복음화를 이룰 수 있을 때 희망의 땅을 복음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교구에서는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교구설정 50주년을 맞이해서는 “‘희년의 기쁨을 우리 가족과 함께’라는 주제 아래 ‘냉담교우 회두 운동’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 운동이 가정, 소공동체, 본당, 단체, 교회운동 들에서 살아나서 우리들의 예언자적 임무가 성령 안에서 효과적으로 드러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심포지엄의 본격적인 순서로, 수원가톨릭대학교 선교학 유희석(안드레아) 신부의 “급변하는 현대 사회 문화를 통해 본 냉담 현상”이라는 주제의 발제가 이어졌다.
유희석 신부는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며 물질 만능과 경쟁위주의 개인주의가 만연하여 가정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고 전제하고, “가정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이며 교회의 위기, 인류의 위기로 옮겨갈 수 있어 이 시대에 가정 공동체에 대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가정공동체의 위기로 낙태·이혼율 증가, 가정기도 부재, 교리교육의 부재, 혼인에 대한 인식부족을 가져왔다”면서, “냉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가족구성원이니만큼, 신앙생활에 있어 가족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은 생명을 존중하는 공동체, 신앙을 전수하고 전달하는 공동체, 대화하는 공동체, 복음을 믿고 선포하는 공동체, 죽음을 아름답게 맞이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희석 신부는 기존 교회의 문제점으로 ‘주일미사 참여율 감소, 세례자 감소, 냉담자 증가’를 꼽았다. 그는 “세례 받은 지 10년 미만 신자의 냉담비율이 56.5%로, 냉담 증가 방지 대책으로 ‘신자 재교육 필요성, 대부모의 역할 강화, 신자들 간의 친교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면서, 가정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가정 중심 사목을 실천하는 것이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금이 한국 교회의 위기’라고 진단한 유희석 신부는 “내적 위기로는 신자상호간, 신자와 사목자간의 대화 창구 부재를 들 수 있으며, 외적 위기로는 교회가 종교성을 상실하고 주변상황에 시선이 두지 않는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냉담원인에 대한 문제의식과 올바른 사목적 대책과 관련한 ‘1) 올바른 교리교육을 통한 신앙의 정수 체험 2) 교회 지도자들의 전반적인 쇄신 3) 사랑의 친교 공동체 형성’ 등 세 가지 대책을 말했다.
유희석 신부는 마지막으로 “냉담 교우 회두는 강요가 아닌 우리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발제를 마쳤다.
오후에는 사례 발표를 중심으로 심포지엄이 이어졌다.
첫 번째 사례 발표자로 나선 인천교구 연희동본당 임현택(안드레아) 신부는 ‘소공동체 봉사자와 레지오 단원의 교류에 의한 냉담교우 회두 운동’이라는 제목의 사례 발표를 했다.
임현택 신부는 “소공동체 봉사자와 레지오 단원이 힘을 모아 냉담 교우 회두에 좋은 결과를 맺었다”고 설명한 후, “본당에서 이루어지는 냉담 교우 모시기 운동은 프로그램 면에서 거의 비슷한 모습이지만, 집중적이며 단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운동으로 진행 함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으므로 장기간 시간과 인내를 갖고 냉담교우를 위한 배려를 한다면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후, 용인대리구 동천 성바오로성당과 안양대리구 비산동성당의 ‘냉담 교우 찾기 운동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동천 성바오로성당 양원자(마리안나) 씨는 사례 발표를 통해, “새로운 교우를 향한 방안보다는 쉬는 교우에 초점을 맞추고 외적인 성장보다는 내적인 성장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양원자 씨는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과일쨈 나누기, 의무적 신자 집축복, 성사중심의 매일미사(100일 미사·촛불미사·구역반 미사), 디지털시대 휴대폰 매일미사 발송 등’을 소개하며, 쉬는 교우들을 회두하는 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산동성당 김혜경(안젤라) 씨는 본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사례를 발표했다. 김혜경 씨는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음식 나눔, 재교리반 운영, 말씀 나눔’ 등을 소개하고, 냉담 교우 회두를 위한 도움의 예로 ‘찾아가는 반모임과 성경 필사 운동’을 전개한 경험을 말했다.
제17회 수원교구 심포지엄은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의 총평과 마침 강복으로 마무리됐다.
교구장 주교는 총평을 통해, “유희석 신부는 통계적 이론 교육으로 선교의 근본적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였고, 그 뒤에 이어진 사례 발표는 냉담 교우 회두의 실질적인 예시가 되어 매우 유익한 심포지엄이 되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가정에 고민이 있으면 안타깝고 고통스럽고 슬픔이 있듯이, 교회 내에 쉬는 교우로 머물러 있다면 우리 반과 구역 그리고 교회가 평화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안쓰럽다”고 말하며, “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으므로, 가정에서 나의 역할을 잘못했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새 가족 찾기 선교운동’, ‘청소년 활성화’ 등을 실천해 나갈 때 우리 반·구역, 교회가 가정 같은 교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듣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현장에 나가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로 총평을 마쳤다.
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두고 “희년의 기쁨을 우리 가족과 함께”라는 목표로 교구에서는 대리구와 함께 냉담 교우의 회두를 위한 다각적인 검토와 연구를 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계획되었으며, 앞으로 이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실시될 예정이다.
서기수 명예기자.홍보전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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