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관에서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장애인들이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서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얘기도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며 언제 내 차례가 오나 기다리기도 하고 설렘과 즐거움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그런데 기관장이 방문한다니까 자원 봉사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자원 봉사자들이 참석한 것은 보기 좋았다. 하지만 식전 행사가 끝나고 사진을 찍은 후 기관장의 귀가와 동시에 빠져나가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남아 있는 봉사자들도 장애인들의 눈치를 보며 무엇을 도와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자세가 아니라 마지못해 하는 형식적인 봉사만 하고 있었다.
봉사자는 장애인의 뒷바라지를 하며 운동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보살펴 주면 된다. 장애인들에게는 행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를 즐겁게 보내며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장애인 한 사람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성인 백 명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현실에 부딪치면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우리 사회에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봉사는 자기희생이 있어야 함은 물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해주고 서로 믿고 신뢰할 때 진정한 봉사가 될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류재덕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