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체온 유지시켜 사망률 크게 낮추는 역할
까다로운 절차없어 신자들의 참여도 매우 높아
안산대리구 상록수본당(주임 이용삼 신부) 신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이 모습의 정체는 바로 아프리카 신생아를 위한 털모자 뜨기다. 이렇게 정성스레 뜬 털모자는 평균기온은 높지만 일교차가 큰 아프리카에서 신생아들의 체온을 약 2℃가량 올려주며 사망률을 약 70%까지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저체온증으로 덧없이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새 생명을 살리기 위한 따뜻한 마음으로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상록수본당은 지난해 성탄부터 모자 뜨기를 위한 신청자와 후원자를 모집, 수·금요일 미사 후 한자리에 모여 털모자를 떠왔다. 본당 자모회가 신청 및 털실 배부를 도맡았고 평소 해외후원에 관심이 있던 주임신부도 홍보에 나섰다. 조금이나마 좋은 일에 함께하자는 취지였다.
막상 모자 뜨기를 시작하자 신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캠페인은 ‘세이브더칠드런’의 캠페인으로 이미 4차례에 걸쳐 14만 명의 후원자가 참여해온 큰 규모의 캠페인이지만 신청방법이 다소 까다롭고 인터넷 없이는 신청할 수 없어 참여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신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알지 못했던 신자들도 좋은 뜻을 알게 돼 참여하고, 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신자들은 후원금을 지원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이런 성원 속에 약 한 달 남짓한 시간에 무려 500개 이상의 털모자가 완성됐고 큰 금액은 아니지만 아프리카의 신생아를 위한 후원금도 모였다.
상록수본당 자모회는 이번 캠페인으로 모인 털모자와 후원금을 2월 ‘세이브더칠드런’에 전달하고 신자들에게 성과를 알릴 계획이다. 또 이미 뜨개질을 통한 나눔의 기쁨이 공감대로 형성되고 뜨개질 교육을 받은 신자들이 확보된 상록수본당은 언제든 모자 뜨기 캠페인이 시작되면 다시 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모자 뜨기에 참여한 이희남(요세피나·57)씨는 “평소에도 뜨개질을 좋아해 털옷 등을 뜨곤 하는데 이렇게 좋은 일을 알게 되니 하던 뜨개질도 중단하고 털모자 뜨기만 하게 됐다”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봉사를 할 수 있어 기쁨이 크다”고 밝혔다.
▲ 상록수본당 신자들이 모여앉아 아프리카 신생아를 위한 털모자를 뜨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