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통장 갖기.’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는 통일통장을 갖기로 처음 결의한 교구가 ‘수원교구’다. 가톨릭신문은 1995년 3월 12일 15면 톱기사로 ‘겨레염원인 통일에 적극대비- 통일통장 갖기 운동 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뽑았다.
“7천만 겨레의 염원인 통일을 앞당기고 통일이 됐을 때를 대비한 성금모금운동이 평신도 차원에서 교회 사상 처음으로 수원교구에서 전개된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하 평협)는 1995년 3월 4일 평협 회의실에서 임원들이 참가하는 회의를 열고 세대별로 통일성금을 모으기 위한 ‘통일통장 갖기 운동’을 실시하기로 결의하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
한 세대 한 통장갖기 운동은 모아진 통일성금을 통일이 될 때까지 찾지 않고 적립하는 방식으로 통일 후 성당 신축과 사제 파견, 성경보급 등 북한지역의 복음화에 전액 사용할 예정이었다. 이 운동은 당시 ‘민족복음화의 해’로 설정한 교구장의 사목교서를 평신도 차원에서 행동으로 실천하자는 의미였다.
교구장이 예금주가 되고 신자들은 매월 가족단위로 통일을 대비한 성금을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통일통장 갖기 운동’은 교구민이 힘을 모아 북녘교회에 손을 내민 실천적 사랑의 시도였다.
당시 교구 평협 박인환 회장은 “북한 상황이 어떻게 변해 언제 통일이 성큼 다가올지 모르는데도 교회는 통일에 대한 당위성만 이야기하지, 통일에 대비한 성금을 모금한다든가 하는 준비는 잘 되지 않고 있다”며 “통일통장 갖기 운동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신자들의 실천운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교구민들이 모았던 통일통장의 성금은 십시일반 모여 1998년 3억여 원을 모금하는 큰 성과를 보였다. 교구 평협이 시작, 교구민들의 통일염원을 담아온 통일통장은 1990년대 말 교구로 위임된 상황이며 현재까지 계속해서 성금을 적립 중이다.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