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6일 용인대리구 신갈성당(주임 김유신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에서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을 주례했다.
오후 8시 주님 수난 예식을 주례한 이용훈 주교는 붉은색 제의를 갖추고 제단 앞으로 나가 경의를 표한 다음,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 잠시 침묵 가운데에 기도했다.
이어 십자가도, 촛대도, 제대포도 없이 벗겨 둔 제대 앞에서의 전례는 이용훈 주교의 본기도 후 말씀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로 이어졌으며 전례에 참례한 450여 신자들은 주님의 수난과 희생을 기억하며 주님께서 겪으신 고통에 함께 했다. 특히 오는 11월 11일 첫 영성체 예정인 42명의 어린이들도 참례해 그 의미를 더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가톨릭 전례 핵심인 성주간 특히 성삼일을 지내며 성체와 일치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자”며, “팔마 가지 흔들며 예수님을 환영하던 군중이 오늘 180도 돌변해서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변할 수 있으며 또 유혹에 잘 빠질 수 있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십자가를 통해서만 우리는 주님께 가까이 갈 수 있다”며, “정신적, 육체적, 인간관계의 여러 모양의 십자가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회피하지 않고 기쁘고 가고 있는가?”라며 신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간혹 십자가를 제대로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고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는 어마어마한 범죄로 추락하는 경우도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다며 안타까워한 이용훈 주교는 “불가피하게 밀려오는 십자가를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참 하느님이셨던 예수님이 참 인간으로서 피와 땀이 흐를 만큼 고통을 겪으신 것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함이셨다”고 강조했다.
이용훈 주교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제2, 제3의 ‘작은 예수’가 되어 선교 사명을 수행하며 사랑과 희생을 통해 그 몫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도 안산대리구 안산 성마르코본당(주임 이승희 라우렌시오 신부)을 방문해 주님 수난 성 금요일 예식을 주례했다.
제1부 말씀전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봉독한 후 강론에서 이성효 주교는 “모든 십자가와 주님의 얼굴이 다 감춰진 오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는 주님의 얼굴을 어느 때 보다 또렷이 볼 수 있다”며, 그것이 바로 ‘성 금요일의 신비’라 정의했다.
또, “우리가 역할을 나누어서 읽은 주님의 수난기를 통해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라고 외치며 이긴 것으로만 생각했던 우매한 인간들을 진정한 사랑의 숭고함에로 초대하신다”며, “십자가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주님의 고통에 동참한다면, 우리를 향한 주님의 참사랑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덧붙여 “그리스도교 신앙인이라면 십자가에 박히신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 신앙의 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식·성기화·김선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