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5일 주님 만찬 성 목요일 미사를 평택대리구 송현본당(주임 윤민서 미카엘 신부)에서 서명석(안드레아, 부락 종합사회복지관장) 신부와 공동집전으로 집전했다.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가장 낮은 자로 오셔서 당신에게 오는 많은 환자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을 다 고쳐주시면서 주님의 영원한 생명을 알려주려 하셨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을 믿지 않았고, 하느님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말로 강론을 시작한 이용훈 주교는 예수님께서 2000년 전 수난당하시면서 우리에게 유언으로 남겨 주신 말씀들을 설명하며 우리 신앙인들이 삶 안에서 실천해 나가야 할 덕목들을 짚어나갔다.
또, 이용훈 주교는 “우리가 고해성사를 보는 것은 성체를 잘 모시기 위함이며, 견진성사도 성체를 잘 모시기 위한 것이다. 또, 임종 때에도 고해성사를 보고 영성체하고 주님 품에 영원히 안기는 것처럼, 일곱 가지 성사 중 으뜸은 ‘성체성사’이다”라며 ‘성체’의 중요함을 역설했다. “미사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늘 주님을 자주 찾아 우리 마음을 열고 주님과 대화하려 하면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서, “기쁜 일이 있을 때나 성공적이고 만족스러울 때뿐만 아니라, 삶이 힘들고 괴로울 때 아플 때 슬플 때 사업이 잘 안될 때도 성체 앞에 나와서 주님께 청하자”고 당부했다.
이용훈 주교는 이어, “마지막 만찬 식탁을 앞에 두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이르신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처럼, 이웃의 발을 닦아 줄 만큼 사랑하고 성체를 모시면서 살면 인생을 아름답게 장식할 뿐만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널리 땅 끝까지 전하는 의무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선교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주님의 유언”임을 강조했다. 또, “장사하는 사람이 자기가 파는 물건이 좋다는 확신이 없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사려는 사람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면, 누가 그 물건을 살 것인가”라고 묻고, “신앙이 내 생명을, 내 목숨을, 내 전 일생을 바칠 만큼 소중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에 맞갖은 행동을 한다면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가정이, 우리 본당이, 우리 사회가 평화로울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용훈 주교는 “우리가 눈만 조금 크게 뜨면 내 손이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신앙인으로서 진정한 복지사회,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 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용훈 주교는 본당 소공동체 봉사자들의 발을 일일이 씻어주며, 수난 전날 저녁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며 낮은 자의 모범을 보이신 것을 재현했다.
고등동성당(주임 현재봉 베드로 신부)에서도 4월 5일 성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가 3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됐다.
현재봉 신부는 미사 서두에서 성 목요일은 사순절 성삼일의 시작으로 “예수님의 죽음과 수난에 동참하며 생명을 주신 주님의 사랑을 깊이 기억하고, 성사를 만들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날”이라며, “성사를 집전하는 주교님과 모든 신부님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미사를 정성 되이 봉헌하자”고 말했다.
이어 현재봉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제자들은 오늘 만찬 잔치가 사랑과 축복으로 끝날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으로 생각하고, 성사를 세워 주셨다. 또한 제자들은 발 씻김의 의미를 몰랐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행위를 통해 섬기러 오셨음을 알려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예수님처럼 종과 같이 섬기는 마음으로 봉사한다는 다짐을 하고 주님 만찬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재봉 신부는 “‘너희는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느냐’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 모두 깨어서 성체조배하고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며 기도하자”고 말했다.
전창남·김준식·김선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