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알림마당

Home

게시판 > 보기

교구소식

열린마당[명예기자가 만난 사람 8]사제수품 25주년 맞은 김길민 신부

작성자 : 성기화 작성일 : 2013-02-16 조회수 : 982
   <수원교구 인터넷신문>은 지난 2월 12일 사제수품 25주년(1988~2013) 은경축을 맞은 김길민(크리스토포로·성남대리구 광주본당 주임) 신부와 인터뷰를 가졌다.
 
   ▸ 사제생활 25년을 회고하시면서 기쁘셨던 일과 안타깝고 슬프셨던 일 몇 가지를 꼽아주십시오.
▹ 어려운 질문이군요. 모든 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날들이 기뻤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을 중심으로 본다면 본당의 어렸던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된 모습들이 가장 기쁘군요. 저를 키워주셨던 아버지 신부님이신 길홍균 신부님께서 제가 사제가 된 후 2개월 만에 선종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유학 중에 ‘예수의 성 대건회’가 해체된 일이 가장 안타깝네요. 더한다면 각 본당에 있을 때마다 오해 때문에 마음 상한 신자들이 있다는 것이네요.
 
   ▸ 길홍균 신부님께서 정해 주셨다는 성구(聖句)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 5,48)에 대하여 설명해 주십시오.
▹ 일반적으로는 사제가 되는 본인이 성구를 정하지만 저는 길 신부님께서 직접 정해주셨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사제가 될 때까지 저를 양성하시면서 언제나 좀 더 완전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고 그렇게 교육하셨지요. 제가 잘 따르지는 못했지만요. 완벽한 일처리를 원하셨지요. 그 바탕에는 물론 영성적으로 완덕이라고 하는 완전한 사람에 대한 신학이 깔려있었구요. 모든 봉헌생활자들이 봉헌 생활 혹은 수도 생활을 시작하는 점이 완덕을 향한 열정, 완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생각입니다. 완덕을 추구하기에 복음삼덕인 정결, 청빈, 순명의 삶을 살아가려는 것이지요.
 
   ▸ 1988년 2월 24일 서부(임시) 본당에 부임 당시 심경은 어떠하셨는지요?
▹ 사실은 ‘부임’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지요. 왜냐하면 길 신부님의 지시로 제가 부제 겨울에 서부 지역을 조사해서 교구에 본당을 만들 것을 건의했고, 사제가 되면서 ‘서부준본당’이 설정된 것입니다. 이미 저는 그 본당에 부임을 한 상태인 셈이지요. 보좌신부로 발령은 났지만 주임이신 길 신부님이 암으로 누워계셨기에 사실상 처음부터 제가 본당 사목을 다 한 셈이지요. 신학생 생활동안 줄곧 길 신부님 옆에서 거의 부제 정도의 교육을 받고 있었기에 그래도 큰 무리 없이 본당 사목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 수원교구에서의 ‘대리구제도’가 신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 주십시오.
▹ 수원교구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교구가 되었습니다. 수원교구라고는 하지만 이미 지방자치의 현상 때문에 많은 신자들은 굳이 수원시로 가야할 필요성은 잘 느끼지 못합니다. 자신의 본당에서 가까운 곳에서 본당을 넘어서는 차원의 봉사나 교육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교구장 주교님을 중심으로 하여 수원교구라는 기본 틀이 유지되는 선에서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 복음화 사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대의 흐름이 아닐까요? 대리구라는 가까운 곳에서 친분이 더 깊은 사람들과 함께 더 많은 봉사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전임지 안산성마리아본당에서의 안산2지구장으로서, 현임지 광주본당에서의 광주지구장으로서 ‘대리구간 사목방향의 지역적 특색’을 간략히 비교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안산대리구에서는 처음부터 지구장의 역할을 인정하고 지구장들이 자신의 지구의 사제들과 그리고 본당들과 함께 복음화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구장들의 역할이 많이 있었고 조금은 경쟁적(?)으로 다른 지구를 벤치마킹도 하였습니다.
   반면, 광주는 성남대리구에 속하는데 처음에는 지구장들의 지지 아래 대리구에서 거의 모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제는 지구에서도 여러 가지 일들이 기획되는 모습으로 조금 바뀐 것 같습니다. 안양과 수원은 대리구에서 많은 일을 중심적으로 할 수 있는 조건이긴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바뀌는 것 같고, 새로 공포된 대리구 운영지침에서는 대리구에서 모든 일을 하기보다는 지구 차원의 복음화를 더 강조하고 있으며 지구가 할 수 없거나 연합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일들을 대리구가 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 평화방송 TV ‘아하, 그렇군요!’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밝혀 주십시오.
▹ 아마도 처음에는 제가 하는 강론이 딱딱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를 섭외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게으른 탓에 원고를 미리 미리 쓰지 못해서 녹화 5분전에 원고를 끝낸 적이 여러 번이지요. 그러다보니 원고도 못 외우고 정말 긴장되고 철판 같은 모습들이 참 많이 나왔지요. 또 외모나 내용만으로는 시청자들이 보기에 힘들까봐 그래도 영상이라도 좋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안산의 습지 공원, 횡성댐이나 대부도 등의 야외촬영을 많이 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좋은 곳이었는데 카메라를 들이대니 다들 너무 멋진 곳이더군요. 우리나라에는 정말 멋진 곳이 많습니다. 한번은 대부도의 바닷가를 갔는데 너무 바람이 세서 결국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한 채 칼국수 한 그릇 먹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위스에서 융푸라우를 가는 기차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데 한국 중년 남성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분이 힐끔힐끔 저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용기를 내서 저에게 오시더니 ‘혹시.. 방송에..’ 하고 물어보시더군요. 이제는 ‘스위스에서도 알려진 얼굴이 되었네’라는 유명인 의식(?)이 들더군요. 하하..
 
   ▸ 그동안 집필하신 ‘저서’를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책은 ‘결혼하고 싶은데요?’라는 혼인 사례 연구집만 발간했습니다. 책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도 많은 부수가 팔렸습니다(사실, 강매도 많았지요).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 따라 개정 보완판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봉헌 생활회나 재속회, 제3회 등에 대한 가톨릭 사전이나 경향 잡지 등에 기고한 것들도 좀 있고...

   ▸ 교회법과 관련 일반 신자들에게 추천해 주실만한 책이 있으시다면...
▹ 윽. 찔리는 부분이군요. 교회서적을 별로 읽지 않은 것이 표가 나는군요. 요즘에는 교구의 비전을 주로 생각하다보니까 비전과 리더십에 관한 책들을 좀 보는 편입니다. <언리더십>, <청소부 밥>, <에너지 버스> 같은 책들이지요.

   ▸ 얼마 전 광주본당 성전을 리모델링하신데 이어, 최근엔 교육관 1층에 안온한 느낌의 휴게실을 마련하셨는데요..본당 신자들의 반응은 어떤지요?
▹ 요즘 카페가 유행인 것 같더군요. 안산에서는 성당에 휴게실만 만들고 실제로 운영하지는 못하고 왔는데, 광주성당 교육관에는 입구에서부터 좀 꾸리꾸리한 냄새가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화장실의 공기 순환에 어려움이 있던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바꾸는 것이 좋다고 하여 방향을 바꾸고 휴게실을 만들었지요. 제가 볼 때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히 노인 분들과 아이들이 잘 사용합니다.

   ▸ 이밖에 신부님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지난 세월에 대해 그저 하느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부족하고 상처투성이인 저를 그래도 잘 봐주시는 하느님은 정말로 인자하신 분이시지요. 그리고 멀리서 혹은 가까이에서 제 곁에 함께 하며 봐주신 동료 사제들과 교우들께 감사드립니다.
 

성기화 명예기자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