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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명예기자가 만난 사람 9] 주교수품 17주년 맞은 최덕기 주교

작성자 : 성기화 작성일 : 2013-02-21 조회수 : 989

 
   “17년 전 부족한 사람이 멋모르고 주교가 되어 - 외관상으로는 다르게 보였을지 모르나 내적으로는 - 그야말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병으로 제가 은퇴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월 22일 주교수품 17주년(1996~2013)을 맞은 수원교구 제3대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가 그동안의 소회를 이같이 전하며, ‘주교로서 교구민과 함께했던 13년과 은퇴 이후 4년 동안이 모두 은총과 축복의 나날이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은퇴 후 이곳 산북에 와서 조용히 영적생활을 하며 교우들과 함께 기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전한 최덕기 주교는 “맑은 공기 마시고 직접 키운 채소를 많이 먹으며 자주 1시간 정도 걸어 건강이 좋아졌다”며 산북공소에서의 근황을 소개했다.
 
   “지난 3년(2010~2013) 동안, 작은 공소공동체와 함께 하는 영적생활 및 사목생활이 즐거웠고, 하나하나 배워가며 하는 농사일이 즐거웠습니다. 은퇴한 주교인 저에게 적당한 양의 일이 있고 이곳의 착한 신자들과 함께 살아가니 기쁩니다”
 
   최덕기 주교는 ‘안타까운 일’로 모든 사목자들의 공통사항인 ‘냉담자 문제’를 들며, 오랫동안 공소였던 곳이기에 오래된 냉담자들과 새로 세례를 받고 냉담하는 신자들을 볼 때마다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산북성당 주교관 앞에는 50평 정도의 작은 텃밭이 있다. 가을에는 마늘과 양파를 심고, 여름에는 토마토, 가지, 고추 등 채소류를 농약 없이 키운다. 울타리에는 대추, 살구, 복숭아, 밤, 매실 등 유실수를 심어 수확한다.
   은퇴 후 농사일과 나무 가꾸는 일이 취미가 된 최덕기 주교는 “농작물들이 정성들인 만큼 정직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며 또 이를 나눠먹는 기쁨도 크다”고 말했다.
 
   은퇴 전 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최덕기 주교는 “공소에 4개였던 소공동체 모임을 10개로 늘리고 2주에 한 번씩 소공동체 모임을 갖도록 한 결과, 전보다 활성화 되어가고 있다”며 “가까이 사는 이웃들끼리 모여 소공동체 모임을 갖기 때문에 더 잘, 더 자주 모일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냉담자들 돌보는 일에도 적극적이 됐다”고 밝히고, “여러모로 애쓰시는 소공동체 봉사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2011년 이후 새해 첫 날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 발자취 따라 걷는 주어사 터 및 천진암 산행’의 의의를 묻자, “산북공소 가까이 있는 주어사가 천진암과 함께 유교 학자들이 불교 사찰에 모여 한국천주교회를 태동시킨 장소이기에, 종교다원화사회인 우리나라의 종교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노력하는 ‘성지’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1년 봄, 산북공소 공동체는 ‘주어사 터’ 오르는 길 양 옆에 느티나무 1,300여 그루를 심은 바 있다.
 
   독일 Eichstaett에서 같이 공부하고 사제가 된 친구가 볼리비아 Sucre교구 보좌주교가 됐는데, 그가 본당 신부였을 때 산악지역 신자들을 방문하기 위해서 ‘나귀’를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목자로서의 노력에 감동했고, 성경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흥미로워 혼자 웃은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전화로 이메일 주소를 불러줄 때 ‘골뱅이’로 흔히 불리는 @(at)을 설명하느라 애먹은 적이 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현재, 산북공소 공동체는 교구에서 감사히 지어준 성당 건축비를 속히 갚으려는 노력의 하나로 ‘쌍화차 사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주교가 있는 성당 건축비를 충당하기 위한 쌍화차라 하니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덕기 주교는 “수원교구는 명예기자들의 활발한 역할을 통해서 정보교환은 물론, 복음화 사업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구민들이 명예기자들을 ‘교회의 중요한 복음화 봉사자들’로서 격려해주며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948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생해 1975년 10월 사제품을 받고 1983년 독일 뮌스터 대학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최덕기 주교는, 수원가톨릭대학교 교무처장, 남양·군포본당 주임, 수원교구 사목국장을 거쳐 1996년 2월 주교로 서품되었으며, 1997년 6월 수원교구 제3대 교구장으로 취임했다.
 
   교구장 재임 시(1997~2009) 기억에 남는 일로, 2000년 대희년 준비 및 거행, 수원교구 제1차 시노두스 준비 및 시노두스 문헌 반포, 교구장 주교로서 [5대 중심사목] 전개, 수원교구 40주년 준비 및 거행, 본당을 98개에서 170여개로 분할, 대리구 제도 실시, 미리내 수도회들과 사적계시 문제 즉, 신앙문제로 다툼, 환경보존과 정의를 위한 [미산골프장] 저지운동, 수원교회사연구소 및 수원·양근·요당리성지 개설, 북방선교 및 아프리카 선교활동, 교구청 비정규직 직원들 전원의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도입 및 명예기자단 발족, 사회정의, 사회복음화 및 사회복지 강화(출소자 쉼터 및 밝음터·이주사목센터·수원교구 사회복지회관 개소), 수원교구 건설본부 개소 등을 들었다.
 
   2009년 3월 29일 성남대리구 광남동본당을 방문한 최덕기 주교는, 이튿날 30일 ‘건강상의 이유로’ 교구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최덕기 주교는 2010년 4월 15일 성남대리구 퇴촌본당 산북공소 성전 봉헌 이래 ‘공소 사목’을 펼치고 있다.

성기화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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