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피정은 영광의 신비 묵주기도를 시작으로 제1강의 수원엠마우스 위원장 최병조 신부가 회심과 하느님의 체험에 대해서, 제2강의는 광주 엠마우스 영성지도 마우리찌오 신부가 루카복음 15: 1-3, 11-32절의 잃어버린 아들에 대해서 강의 하였다.
수원 엠마우스 관내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는 이주민 30여명은(카나다, 필리핀, 나이지리아, 체코슬로바키아, 르완다 등) 낮에 일터(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고달프고 힘겨운 몸이지만 하나 둘씩 모여들어 영성지도 신부의 강의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경청하며 때론 폭소와 박수로 의욕과 열정을 보여주었다.
제1강의에서 최신부는 사도바오로는 다르소에서 태어나 정통한 바리사이로 율법에 능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을 율법의 힘으로 박해하고 죽이던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날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 그리스도를 만난다.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는 그 음성을 듣고 그는 눈이 멀고, 어떤 집에 머물며 3일 간 칩거한다. 아나니아스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사울을 방문하여 눈을 뜨게 된다. 그 때부터 사울은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난다.
여기에서 첫째, 우리가 묵상해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을 변화로 이끄시는 중요한 사건이 바로 기도이다. 기도는 참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양심성찰의 기도, 지향적인 기도로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봉헌의 기도를 해야 한다.
둘째, 전화위복의 하느님을 만나자. 우리는 죄라는 것 안에서 주님이 현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우리의 죄를 통하여 특별한 소명으로 초대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은 태우고(정화), 비추는(조명) 모습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죄를 통하여 하느님에게로 가는 우리의 소명을 깨닫고, 그분께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셋째, 그의 체험은 그를 새로운 삶, 진리로 나아가게 하였다.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그는 교회의 역사 안에서 편견을 넘어 진리에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었다. 장님의 체험, 자신에게 갇혀있던 지난 과거의 체험이 함께 살아가는 길을 만들어준 것이다. 그는 박해를 넘어 그리스도의 진리를 모든 이에게 비추어지는 복음의 선지자와 사도가 된 것이다.
넷째,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삶을 공감하고, 지성적인 회심, 윤리적인 회심 즉, 내 탓이오! 의 정신으로 살아가야 한다. 나의 죄를 알고 뉘우치고 인정하는 마음이 화해의 근본이듯이 주님만을 나의 삶의 전부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종교적인 회심을 묵상하고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을 없애고 주님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회개의 은총을 누리자고 말했다.
제2강의에서 마우리찌오 신부는 사순절이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의 기쁨을 준비하는 40일의 기간을 뜻하는데, 기도와 회개, 단식과 자선, 용서와 화해의 삶을 살도록 권고한다. 40이란 숫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40년 동안 광야생활, 모세의 40일 동안 시나이산 여정, 예수그리스도의 40일 동안 광야생활을 상징하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회개를 통하여 노예살이를 벗어나 광명과 자유의 삶으로 옮겨갔다고 말하고, 루카복음 15장 1-3절, 11-32절의 잃어버린 아들에 대해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이 있었는데, 작은 아들은 자기 몫의 상속을 받아 멀리 떠나가서 창녀들과 어울려 방탕한 생활을 하고 돈이 떨어져 거지의 신세로 아버지께 돌아왔다. 멀리서 아들이 오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달려가서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맞춤을 하고 하인들을 시켜 좋은 옷과 반지를 끼워주고 살진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벌였다. 들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온 큰 아들이 이 모습을 전해 듣고 화가나서 아버지께 불평을 하였다.
우리가 자신을 돌아보면 냉담하는 사람은 큰 아들처럼 자신이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다른 사람을 욕하고 음해하는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사순시기에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용서와 화해, 사랑의 기도를 함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자고 말했다.
오늘 피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영성쉼터, 미션쉼터, 어린이 집에 나누어 숙박하고 24일 16시에 고등동성당 대성전에서 성지주일 미사로 사순피정을 마치고 각자 일터로 돌아갔다.
또한 베트남 공동체는 24일 12시에 500여명의 이주민들이 모여와 화서동성당 대강당에서 성지주일 미사를 봉헌하였다.
한편 싱가폴 나보날 대학에 재학중인 버불 배불리 아소 씨는 수원 엠마우스에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파견되어 한국 이주민 공동체를 연구 대상으로 논문을 집필하여 전 세계에 한국 이주민 공동체를 홍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최병주신부는 말했다.
전창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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