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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열린마당[명예기자가 만난 사람 11] 여주본당 ‘함께길벗’ 나종천(라이문도) 회장
작성자 : 성기화
작성일 : 2013-06-21
조회수 : 1109
수원교구 동남단에 위치한 용인대리구 여주본당(주임 조한영 야고보 신부)의 장애인사도직 단체 ‘함께길벗’(회장 나종천 라이문도)이 6월 21일 여주 강천보 잔디 광장에서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장애인 잔치를 열었다.
조한영 신부의 전폭적 지지와 격려, 사회복지분과장 최명자(소피아·69) 씨의 협력으로 2011년 12월 11일 설립한 이래 ‘함께길벗’을 이끌어오고 있는 나종천(61) 회장을 ‘장애인 잔치 한마당’에서 만났다.
“선천적이거나 후천적 요인으로 신체 혹은 정신적 결함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장애인’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에 이를 것”이라고 전한 그는, 초등학교 5학년(열두 살) 때 갑작스런 ‘망막박리’로 인해 시력을 잃었다.
그 후 중3(열여덟 살) 때인 서울맹아학교 재학 중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됐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정안인(正眼人)과 혼인, 2남 1녀를 두었으며, 큰 아들이 안과의사다. 숭실대 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현재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사도행전(9,1~18)을 비롯해, 사도 성 바오로가 장애인(아마도 시각장애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경적 근거가 곳곳에 있다”고 말한 나종천 회장은,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은 비교적 최근에 이르기까지 예수님과 만나기가 어려웠다”며 “시각장애인에게 있어서는 먼저 ‘신앙의 빛’을 받은 동료 시각장애인이 누구보다 더 효과적인 선교 자원이요 재활 상담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눈이 안 보이면서 귀도 안 들리거나 또 다른 신체 부위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중복 장애인’이 참 많다”고도 했다.
“우리네 인생들은 모두가 다 완벽하게 갖추고 사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그는 “너나없이 부족한 점들을 지니고 살면서 그 부족한 것들을 통해 서로의 삶에 오히려 위안도 주고 격려도 하면서 그렇게 힘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는 것이라 여긴다”며 이를 ‘결손의 은사’라고 했다.
나 회장은 ‘함께길벗’ 홍보 및 지역 장애인 선교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본당 구역·반 등 소공동체 구성원들로 하여금 지역 내 이웃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정신을 일깨우고 장애인에 대한 선교 및 성당 안내 등 장애인 선교 요원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나 회장은 끝으로 다음의 복음(福音) 구절을 또박또박 이어나갔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루카 14,13~14)
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