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오후 3시 권선동성당 한편에서는 만돌린 합주가 울려 퍼진다. 만돌린 합주를 하는 신자들은 성가대도 전문연주자도 아니다. 만돌린을 배우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바로
수원대리구 권선동본당(주임 배명섭 신부) ‘아르케문화교실’의 모습이다.
교구 내 많은 본당에서 다양한 문화교실을 열어 신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3월 처음으로 문을 연 권선동본당 아르케문화교실도 지속적으로 신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중이다.
월~토요일 성당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열리는 문화교실은 대바늘 인형 만들기, 동화구연, 마술, 만돌린, 민화, 칠보공예, 핸드드립커피, 수지침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게다가 강의를 하는 신자들의 재능기부로 강좌의 질은 일반 문화센터에 견줄만하지만, 평균 강의료는 5만원을 채 넘지 않는다.
문화교실은 신자들의 친교 활성화는 말할 것도 없고, 신앙생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문화교실은 특별히 교리내용을 가르치거나 다루지 않지만, 성당에서 신자들이 강의하는 만큼 그 내용에 신앙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악기연주에 성가를 연주하거나 작품을 제작할 때 성경이나 성인을 주제나 대상으로 삼는 등이다. 취미와 신앙을 공유하다보니 본당 신자 간의 친목도모가 더 빠르게 이뤄진다.
아르케문화교실에서 만돌린을 배우는 신경숙(마리나·53)씨는 “배울수록 삶에 활력소가 되고 신앙에도 도움이 돼 좋다”며 “취미를 공유하다보니 함께 수강하는 본당 신자들과도 금세 친해졌다”고 전했다.
문화교실에 비신자들도 찾아와 세례를 받는 일도 빈번하다. 접근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본당 문화교실은 입소문을 타고 비신자들이 찾는 것이다. 불과 2~3개월 운영한 아르케문화교실의 만돌린 반에도 이미 4명이 영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성남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 수원대리구 망포동본당, 안양대리구 중앙본당, 용인대리구 보정본당 등에서도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안산대리구문화원에서도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노인·유아·청소년 등 각 대상에 특화된 문화교실도 인기다. 교구 내 66개 본당에 마련된 노인교실·노인대학은 이미 노인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정착시켰고, 수원대리구 영통성령본당은 청소년을 위한 문화교실인 ‘P.L.A.Y’와 유아와 엄마를 위한 ‘엄마랑 아기학교’를 운영하는 등 계층에 눈높이에 맞춘 문화교실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