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식사배달·세월호 유가족 수송 등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며 전교에 앞장
“하느님 가치 따르는 삶 실천할 터”
▲ 가난한 이들의 이동수단을 책임지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봉사활동을 펼쳐온 정병화 회장
“안산대리구 안산지구 운전기사사도회(이하 사도회)는 ‘기도’를 통해 신앙의 성장과 가정성화에 앞장서고 손님을 친절히 맞이하며,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고 ‘전교’에 앞장서는 개인택시 기사들의 모임입니다.”
지난 1월 9일 25주년을 맞은 사도회의 정병화(야고보·65·군자본당) 회장이 밝힌 사도회의 목적이다.
10명의 택시기사로 설립된 사도회는 교구 내 주요행사가 있을 때마다 발벗고 주차봉사와 교통정리 등을 맡아왔다. 아울러 독거노인들을 위해 식사를 배달해주고, 안산에 위치한 지적 장애인 거주시설 명휘원 소속 학생들의 방송통신고등학교 등하교를 돕는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낌없는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2014년 4월 22일 안산개인택시조합이 세월호 유가족을 수송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를 제안했을 때도 정 회장은 조금도 주저함 없이 “당연히 가야지”라며 즉시 회원들에게 연락해 다음날 이른 새벽 회원들과 함께 진도 팽목항으로 떠났다.
팽목항에서 유가족을 싣고 안산의 한 병원 영안실에 내려주기까지 정 회장은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4시간이 넘도록 휴게소를 한 번도 들리지 못했지만, 유가족들은 ‘그냥 가주세요’라는 말만 되풀이 하셨어요. 눈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흘렀죠.”
안산시 개인택시 총 2052대 가운데 23대가 사도회 활동 회원들의 차량이다. 최근 젊은 회원들의 영입이 점점 어려워져 걱정이 앞선다는 정 회장은 봉사활동의 가치에 대한 물음에 눈을 반짝였다.
“봉사활동은 조건 없이 베푸는 것입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고 물질을 앞세우면 봉사활동은 불가능해요. 봉사활동으로 수입이 줄어들 걱정을 하기 때문에 선뜻 사도회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상의 가치를 기꺼이 포기하고 하느님을 따르는 일은 정 회장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회원들의 참여가 기대에 못 미쳐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하느님의 일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회원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지우면 금세 그만두게 됩니다. 그렇게 그만 두면 그 사람의 신앙생활도 어려워지지요. 늘 관심을 가져주고 어려울 때 도와주며, 무조건 그들을 보듬어 안아야 합니다. 이것이 전교라고 생각합니다.”
운전기사의 기도를 줄줄 외우며, 운전하는 동안 묵주기도와 화살기도를 봉헌한다는 정 회장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늘 주님께 매달린다. 정 회장이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비결은 단순했다.
“장애인들과 홀몸 어르신들을 도우면서 그들이 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계속 보듬어 줄 뿐이죠. 때론 아빠처럼, 때론 아들처럼 보듬어 주는 게 전부예요.”
김근영 기자 (gabino@catimes.kr)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